'청산별곡' 가무악으로 본다..서울예술단, 예술의 전당서 8일부터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청산에 살어리랏다/얄리 얄리 얄량셩/얄라리 얄라"

고려 속요의 백미로 꼽히는 "청산별곡"이 천년의 세월을 지나 가무악으로 부활한다. 서울예술단이 8일부터 1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릴 "청산별곡-청자속에 새겨진 사랑 이야기".

"청산별곡"을 소재로 만든 이야기를 춤 노래 음악안에 녹여낸 작품이다.

아름다운 여음구가 인상적인 "청산별곡"은 13세기 몽고의 침입을 피해 산으로 바다로 쫓겨갔던 고려 유민들의 힘겨운 삶을 담고 있다. "청산별곡..."이야기도 고려유민들의 비극적 삶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도공 만경은 어여쁜 순이와 혼례를 올린다.

신혼의 단꿈도 잠시,몽고군이 들이닥치면서 마을은 아수라장이 된다. 청자상납을 요구하는 몽고군과 싸우던 만경은 눈을 찔리고 순이를 빼앗긴다.

몽고군에게 희롱당하던 순이는 몽고장수를 찌르고 자신도 목숨을 잃는다.

시신으로 돌아온 순이를 안고 만경은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청자를 빚어낸다. 극전반을 관통하는 화려하고 강렬한 선율은 고려 악학궤범과 시용향악보에서 채록한 운율을 기본으로 했다.

만경이 눈을 잃는 장면이나 순이가 몽고장수를 죽이는 장면등에서 긴박감이 넘치고 남녀 무용수들의 춤에선 관능미가 흐른다.

몽고군 장수의 역동적인 창무도 매력적.

중간에 삽입된 그림자극이나 꼭두극 봉술 남사당 놀이같은 볼거리도 풍성하다.

연출은 신선희 서울예술단 총감독이 처음으로 직접 맡았다.

평소 가무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온 신감독은 "가무악은 서술적 구조나 대중성이 취약한 한국전통무용의 약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장르"라며 "가무악도 뮤지컬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02)523-0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