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제 리포트] '정보격차'와 폭력성 논란 .. 정보화사회 난제
입력
수정
"@#@$ 인제 법사 때려치고 걍 먹자 키운다. 내 법사 경비한테만 세번 죽었는데 카시가 말도 안한다. 귓말로 천번은 말했을꺼다. 근데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귓말을 꺼버리더라. 우씽! 인제 법사 때려치고 먹자나 울란다"(올린이:O-피브림)
이는 인터넷게임 전문업체인 (주)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페이지(lineage.ncsoft.co.kr)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수많은 글 가운데 하나다.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란 게임을 아는 사람은 이 글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0대 이상의 어른들에겐 알 수 없는 난수표나 다름없다.
리니지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이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하루에 수백건의 글이 올라온다.
회사측이 올린 공지사항은 2~3일에 1건씩인데도 건별 조회수가 적게는 5천건, 많게는 3만건에 달한다.
이용자가 2백40만명을 넘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그야말로 어른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청소년만의 별천지다.
리니지는 최대 3천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게임.
중세시대 아덴왕국에서 벌어지는 왕권다툼이 게임의 줄거리다.이 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은 짜릿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리니지가 유명해진 또다른 요인은 폭력성 시비다.
이 대목에서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번째는 청소년들의 세계를 어른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이상의 어른들중에는 리니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어른이 허다하다.
이런 까닭에 아들이 리니지 게임을 하다가 "아이템"을 빼앗겨 심각한 고민에 빠져도 부모 입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흔히 정보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정보격차"를 꼽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밝은 인터넷 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주부 노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 이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른들의 부단한 노력만이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번째 문제는 게임의 폭력성이다.
물론 리니지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대다수 인기 게임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리니지의 경우 1998년 9월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뒤 끊임없이 폭력성 시비에 휘말렸다.
이 게임에서는 상대 플레이어를 죽이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창 방패 등 게임 아이템을 빼앗기도 하고 상대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온라인상의 폭력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수도 있다.
게임을 하다가 아이템을 빼앗긴 사람이 상대를 찾아가 폭행을 가한뒤 아이템을 강제로 자신의 캐릭터로 옮기기도 한다.
심지어 폭력배들 사이에 주먹다짐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변신반지 투명망토 십양검 등 희소한 무기를 10만원 내지 30만원을 주고 거래하는 사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최근 리니지의 폭력성 문제를 심의한 뒤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만 게임을 오용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게임사업자가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주)엔씨소프트측은 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위원회의 판정이 폭력성 자체를 용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게임 스토리의 폭력이든 게임 이용자의 폭력이든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자에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게임산업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정운동을 펼치고 정부가 묘안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
keddy@hankyung.com
www.hankyung.com/keddy
이는 인터넷게임 전문업체인 (주)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페이지(lineage.ncsoft.co.kr)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수많은 글 가운데 하나다.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란 게임을 아는 사람은 이 글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0대 이상의 어른들에겐 알 수 없는 난수표나 다름없다.
리니지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이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하루에 수백건의 글이 올라온다.
회사측이 올린 공지사항은 2~3일에 1건씩인데도 건별 조회수가 적게는 5천건, 많게는 3만건에 달한다.
이용자가 2백40만명을 넘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그야말로 어른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청소년만의 별천지다.
리니지는 최대 3천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게임.
중세시대 아덴왕국에서 벌어지는 왕권다툼이 게임의 줄거리다.이 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은 짜릿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리니지가 유명해진 또다른 요인은 폭력성 시비다.
이 대목에서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번째는 청소년들의 세계를 어른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이상의 어른들중에는 리니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어른이 허다하다.
이런 까닭에 아들이 리니지 게임을 하다가 "아이템"을 빼앗겨 심각한 고민에 빠져도 부모 입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흔히 정보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정보격차"를 꼽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밝은 인터넷 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주부 노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 이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른들의 부단한 노력만이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번째 문제는 게임의 폭력성이다.
물론 리니지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대다수 인기 게임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리니지의 경우 1998년 9월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뒤 끊임없이 폭력성 시비에 휘말렸다.
이 게임에서는 상대 플레이어를 죽이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창 방패 등 게임 아이템을 빼앗기도 하고 상대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온라인상의 폭력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수도 있다.
게임을 하다가 아이템을 빼앗긴 사람이 상대를 찾아가 폭행을 가한뒤 아이템을 강제로 자신의 캐릭터로 옮기기도 한다.
심지어 폭력배들 사이에 주먹다짐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변신반지 투명망토 십양검 등 희소한 무기를 10만원 내지 30만원을 주고 거래하는 사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최근 리니지의 폭력성 문제를 심의한 뒤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만 게임을 오용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게임사업자가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주)엔씨소프트측은 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위원회의 판정이 폭력성 자체를 용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게임 스토리의 폭력이든 게임 이용자의 폭력이든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자에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게임산업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정운동을 펼치고 정부가 묘안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
keddy@hankyung.com
www.hankyung.com/ked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