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인터넷 저작권 시비

인터넷 업계가 저작권시비에 휘말려있다.

얼마전 미국음반협회(RIAA)는 "버추얼CD" 서비스를 제공하는 MP3닷컴을 저작권 침해로 제소했다. 버추얼CD는 초기 구입비만 부담하면 고객이 MP3닷컴 사이트에 들어와 언제든지 음악을 재생해 들을수 있어 음원의 재생 횟수에 따라 요금을 받는 기존 저작권 관련법에 위배된다게 제소이유다.

미식축구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NF투데이닷컴도 NFL(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 로고와 콘텐츠를 허락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미국 미식축구협회로부터 제소당한 상태다.

최근에는 디지털 저작권 보호를 위해 주요 미디어 업체들이 대부분 참가한 "저작권 협회(Copyright Assembly)"가 정식 출범했다. 이 기구에는 CBS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방송3사,타임워너등 영화및 음반제작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런 움직임에서 보듯 온.오프라인 미디어 업체간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인터넷 업체들의 근본적인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볼수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보통 독특한 기술과 아이디어에 자금을 투입해 웹서비스에 나선다.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인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요 인터넷 콘텐츠는 영화 음악 스포츠 공연등 문화와 연계되어 있고 이런 콘텐츠의 생산은 결국 기존의 미디어 업체와 기획사들이 가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들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첫째가 인터넷 업체와 컨텐츠 업체간의 만남이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과 미디어 그룹들간 합병은 양측이 안고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초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 그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도레미레코드 두인전자 나눔기술등이 손잡고 음악사업에 진출했다.

거대한 합병은 아니어도 제휴와 협력이 향후 양자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제공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새롬기술과 네이버컴의 합병무산은 서로에게 절실한 콘텐츠를 양측이 서로 갖고있지 못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음원 확보를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빌게이츠는 이미 몇해전에 미국의 모 박물관 소장품들에 대한 디지털 사용권을 일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대규모 인터넷 상영관 사업을 발표한 센터(Center.co.kr)가 저작권 소유 업체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전문 대행업체 통해 문제를 해결한바 있다.

앞으로는 일반 영화 상영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판권확보를 위해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셋째,인터넷 업체들이 처음부터 콘텐츠 제작이나 기획 단계에 참여,판권을 얻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업체가 직접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형태다.

최근 이니시스와 인포아트가 합작한 유니비트는 사업목적 자체를 유능한 신인 발굴과 음악의 음원 확보에 두고 있다.

외견상 인터넷을 활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오프라인의 제작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 회사가 잡지 창간을 통해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콘텐츠의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온.오프라인 업체들의 무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두 기업군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호 인포아트 대표 aroma@info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