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중기인] 김현준 <다린개발 사장>

다린개발 김현준(45) 사장은 배수성 아스팔트(제품명 에코팔트)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비가 와도 빗물이 아스팔트 밑으로 바로 빠지도록 해 차량의 미끄럼을 막아준다. 빗길 도로 위에서도 수막현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비가 내리는 밤에는 도로에 물이 없어 전조등이 반사되지 않는다.

차량이 주행할 때 생기는 소음도 기존 아스팔트 제품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내구성도 뛰어나 일반 아스팔트에 비해 수명이 최소 두배 정도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 아스팔트는 폐타이어를 사용해 만들어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김 사장은 이 제품으로 지난해 특허청이 개최한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건교부로부터는 "신기술"로 지정받았다.

김 사장이 배수성 아스팔트 개발에 몰두한 게 된 데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10여년전 10살난 조카를 교통사고로 잃은 것.빗길에서 자전거를 타던 조카는 정면에서 달려오는 자동차를 보고 브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차도,자전거도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났다.

그는 선진국처럼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는 도로를 한국에도 만들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지난 95년 4명의 직원들과 개발을 시작했다.

5년째 되는 지난 99년 드디어 이 제품을 만들었다.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5억여원을 개발비로 사용했다.

에코팔트는 현재 서울 시흥대로 남부순환로 등 전국 8군데에 설치됐다.

성능을 의심하던 사람들도 비오는 날 이들 도로에서 운전을 하면 다들 놀란다는 것.김 사장은 이 제품으로 해외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올 가을엔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 시험 시공을 하고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으면 수백만달러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해 미국 수출을 추진중이다.

김 사장은 조카를 잃은 후 시민단체인 "녹색교통" 회원으로 가입했다.

현재 운영이사인 그는 교통사고줄이기 운동에 열성이다.

교통사고 유자녀에게 장학금을 주는 행사도 매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도로 사정만 좋으면 교통사고를 더 줄일 수 있다"며 "친인간적인 도로 포장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02)665-6492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