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 '神의 소리' .. 사람목소리와 비슷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신의 소리"로 잘 알려진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의 신비가 풀렸다.

숭실대 배명진(정보통신전자공학부)교수팀은 지난97년부터 3년여간의 연구끝에 에밀레 종소리는 사람 목소리의 진동수와 비슷하기 때문에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해냈다고 7일 밝혔다. 배 교수팀에 따르면 에밀레 종소리의 바탕을 이루는 진동주파수는 66.1백66.3백60.4백77Hz 등으로 중년 남성의 목소리 진동주파수(약 1백50Hz)와 매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Hz는 1초에 1번 진동하는 주파수를 말한다.

배 교수는 "사람이 말을 하면 성대의 떨림현상이 가슴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특정 진동주파수에 익숙해진다"면서 "외부의 소리가 사람 목소리의 진동주기와 비슷하면 친근감과 다정함을 느껴 심금을 울리는 소리로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팀은 실제 에밀레종을 비롯해 상원사종 해인사종 용문사종 등 전국 사찰의 종소리 10가지를 대학생 2백명에게 들려준뒤 가슴에 와 닿는 소리를 고르도록 했더니 97.5%가 에밀레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선택 이유로는 그냥 느낌이 좋은 소리(35%) 친근감이 가는 소리(31%) 마음이 맑아지는 소리(27.5%) 이유 없음(6.5%) 등의 순이었다.

같은 방식으로 징 꽹과리 장구 북 등 사물놀이를 구성하는 4개의 악기를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기본주파수(1백40헤르츠)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징을 꼽은 학생이 99%였다고 설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돼있는 에밀레종은 771년에 완성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소리 아이가 엄마를 찾는 듯한 애끓는 소리 심금을 울리는 소리 등이 어우러져 들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