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 명예회장, 7일만에 외출

"3부자 동반퇴진" 선언 이후 서울 청운동 자택에서 칩거중이던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7일만에 외출을 했다.

감청색 양복 차림의 정 전명예회장은 7일 오전 7시10분께 청운동 자택을 나와 자신의 집무실이었던 15층 사무실에서 정몽준의원(현대중공업 고문)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이진호 고려산업개발 회장 등과 2시간동안 만났다. 정 전명예회장은 오전 10시쯤 계동 사옥에서 한식집인 종로 한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정의원 등 일행과 함께 불고기와 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대 주변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거취 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그러나,현대 관계자는 정 전명예회장의 이날 "외출"에 대해 "휴식 겸 이발을 즐기시는 평소 습관대로 이발을 한 뒤 오랜만에 아들(정의원) 등과 함께 점심을 한 것일 뿐"이라며 "식사 자리에서도 특별한 말씀은 없었고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현대 주변에서는 이날 정 전명예회장의 외출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또다른 "결단"을 예고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 전명예회장은 최근까지도 수시로 청운동 사옥을 방문,점심식사를 같이 했던 김윤규사장 등의 방문까지 물리쳐 모종의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강했었다.

이에 따라 현대 일각에서는 이날 외출이 그같은 구상을 마무리지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며 적지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한편 지난 2일 미국으로 출국한 정몽구 자동차회장은 오는 10일 귀국할 예정이며 일본을 방문중인 정몽헌 전 현대회장은 빠르면 8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