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무역마찰'] 섣부른 통상정책/정치권 '합작품' .. 원인/파장

마늘을 둘러싼 한.중간 협상이 무역 분쟁 수준으로 비화되기까지는 우리 정부의 허술한 통상전략과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중국측의 보복 경고에도 불구, 총선전인 4월3일 마늘 농가 표를 의식한 민주당 요청으로 중국산 마늘에 긴급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시작됐나 =한.중간 마늘분쟁은 중국산 마늘의 대량 수입으로 국내 관련 농가가 피해를 입으면서 시작됐다.

중국산 마늘 수입은 96년 9천5백t에서 97년 1만8천4백t, 98년 3만6천t, 99년 1~9월중 2만8천3백t으로 급증추세였다.

가격도 국내산의 3분의 1~4분의 1에 불과했다.이처럼 수입이 급증하자 농협은 지난해 9월말 중국산 수입마늘이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무역위원회에 피해조사를 신청했고 재정경제부는 무역위원회 결정에 따라 작년 11월 18일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30%에서 3백15-4백36%로 올려 1백일간 잠정긴급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정부는 강력항의하는 중국과 그동안 두차례에 걸쳐 실무자간 협상을 갖고 별도의 보상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했으며 정부는 지난 1일 정식으로 긴급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쟁점 =한국은 이번 긴급관세부과 조치가 "특정 품목의 수입급증으로 자국내 산업에 큰 피해를 입힐 경우 긴급조치를 취할수 있다"는 WTO 규정에 합치된 것으로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마늘이 쌀 다음의 농가 주수입원으로 국내 농가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중국은 중국산 마늘의 한국내 시장 점유율이 9.9%에 불과,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볼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여기엔 한국이 연간 1백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내면서도 겨우 마늘 수입을 걸고 나온다는 불쾌감과 WTO 가입전 한국을 길들여야 한다는 전략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산 마늘에 대해 3년째 수입제한을 하고 있는 EU(유럽연합)에는 별다른 보복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서도 알수 있다.

화 부른 통상정책 =이번 마늘 전쟁은 우리 정부의 안이한 통상정책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정부는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요청으로 긴급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창녕 의성 서산 무안 남해 해남 등 국내 마늘농가 40만~50만가구를 비롯 농민표를 의식해 정부쪽에 긴급관세를 부과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정부관계자들은 말했다.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 문제화돼 유감"이란 견해를 표시했다.

강현철.박수진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