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2'] "시야 넓혀 북쪽도 바라보라" .. 김대통령

"시야를 남쪽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북쪽에도 시야를 둬 남북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김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들에게 "다음주 월요일(12일) 북한 방문길에 오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분단 55년만에 처음 남북정상이 만나는 것이며, 어떻게 보면 민족사에 길을 여는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감회서린 설명을 곁들였다.

김 대통령은 "무엇이 얼마만큼 합의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만났다는 사실, 하고 싶은 얘기를 서로 해서 서로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면 허심탄회하게 툭 터놓고 대화를 하겠다"는 분명한 입장도 밝혔다.

김 대통령은 과거 동서독간의 첫 정상회담과 중국-일본, 중국-미국간의 정상회담도 처음에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었으나 훗날 그 만남 자체가 역사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음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만남 자체는 그동안 상대를 부인하고 대화를 하지 않았던 관계를 바꾸는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된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정상간 첫 대화의 의미를 거듭 피력했다.김 대통령은 이밖에 "55년의 분단, 그 후로 이어졌던 전쟁, 또 긴장 등을 이제 우리 스스로 극복하고 우리 민족사에 평화를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도록 우리 민족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김 대통령이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회담에서 두 정상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털어놓고 하되, 의견이 일치되는 것을 소중히 여겨 합의해 나간다는 세가지 원칙하에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