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회장 방북불발 '뒷말 무성' .. 막판에 무협회장으로 교체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3일 방북하는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할 경제단체 대표단에서 빠지게된데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박 회장은 당초 방북 경제인 명단에 포함돼 당국에서 사전교육과 신체검사까지 받은 상태에서 막판에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바뀐 것으로 밝혀졌다. 상공회의소는 세계적인 회원조직을 갖춘 국제공인 경제단체인데다 북한에도 서울상공회의소의 파트격인 평양상공회의소가 있는 상황에서 대한상의가 배제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5일 통일부로부터 "방북 경제인 명단에서 빠지게 돼 미안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방북 대표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많은 단체로부터 포함 요청이 있었지만 자리가 한정돼 있어 섭섭해 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해 선정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경제단체 대표자격으로 방북하는 경제인은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이원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근부회장,전경련 산하 남북경협위원회 장치혁 위원장(고합 회장) 등 모두 4명이다.

방북준비를 위해 혈액검사까지 마친 박용성 회장은 이에대해,"할 말이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지만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

재계는 "대한상의의 국제적인 위상으로 볼 때 경제단체의 수장격인데다 회장대신 부회장을 보내는 경제단체도 있고 방북사업과 별로 상관이 없어보이는 인사들까지 포함되는 판국에 대한상의 회장이 탈락된 것은 크게 잘못된 처사"라는 반응들. 특히,북한측은 지난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상업회의소(ICC) 정기총회에 평양상공회의소 대표단을 파견,정식 가입했고 내년 6월 서울에서 열리는 ICC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남북경제인 교류차원에서도 대한상의 회장은 반드시 포함됐어야했다는게 중론이다.

당초 박용성 회장은 방북기간중 평양상공회의소 관계자와 만나 내년 서울총회에 북한대표단 참석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북상의간 경협 채널구축을 성사시키려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