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低價발주 배상"...성원건설 住公상대 소송

입찰예정가를 부당하게 낮춰 공사를 발주했을 경우 시공을 맡은 건설회사가 입은 손해만큼 발주회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13부(재판장 유원규 부장판사)는 12일 성원건설이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서 "지반의 특수성으로 공사금액이 더 들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찰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공사금액을 과다하게 낮게 책정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대한주택공사는 성원건설에 45억5천여만원의 추가공사비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주택공사는 입찰 전에 실시한 사전조사에서 이미 공사현장의 지반이 연약지반으로 밝혀져 공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반지질에서의 공사비만을 책정해 공고했다"며 "과소하게 책정된 공사비용을 적정하다고 믿고 입찰금액을 정해 손해를 본 성원건설에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한주택공사에 대해 공사비를 고의로 낮게 책정한 사실을 불법행위로 인정했으나 2년여의 공사기간중 성원건설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 진행해 손해가 확대된 점을 감안,대한주택공사의 과실을 70%로 제한했다.

성원건설은 지난 95년 대한주택공사가 발주한 5백45억원 규모의 시화택지개발지구 입찰에서 최저가로 응찰해 공사를 맡았으나 지반이 약해 공사비용이 당초 예정가보다 2백여억원이나 많은 7백31억원에 달하자 추가공사비를 더 달라고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