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55년만의 첫 만남 .. 하용출 <서울대 교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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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7천만 민족의 염원과 기대 속에 열린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정상회담이 분단의 아픔을 씻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번 회담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역사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단순한 만남의 의미,즉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것이 성사되었다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계사적으로 탈냉전 완성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남북 정상이 인식해야 할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역사상 그 어느 시점보다 현재 주변국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을 제외하면 아직 국내 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과도기의 혼란에 빠진 러시아,"보통 국가"가 되지 못한 일본,이러한 와중에서 우리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양 정상은 각기 주변국들의 활발한 외교전을 바라 보면서 비록 체제와 정권의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기회가 우리 역사상 아주 드물게 "주어진 기회"라는 사실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같이 할 필요가 있다.
분단의 아픔이 큰 만큼 우리는 막연히 낭만적이고 성급한 기대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이 발표된 이후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와 정책 관계자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관련된 주제에 대해 상세한 분석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방북팀들의 준비과정에 반영되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과 건의 및 준비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너무 용의주도한 준비 끝에 본질을 망각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우려다.
많은 논의들이 북한의 현실,의도 및 그들의 대책에 관해 모든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대내적 단점이면서 대외적 장점은 북한의 폐쇄성이었다.
북한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불완전하거나 분야간 큰 불균형을 띠고 있다.
북한보다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하는 소련의 경우에도 아무도 소련의 개혁과 붕괴를 예측하지 못했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우리가 "너무 준비를 해서" 확실성의 오류에 빠져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각 부처별로 마련된 정책 아이디어들은 부처별 이익을 대변할 뿐,국가 전체의 이익과 항상 같이 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너무 성급히 구체적인 정책 아이디어의 실현성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현실을 각 분야별로 가능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의도와 대책을 상세히 이해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기초로 후속되는 정상회담과 각종 회의에서 구체성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방북 팀은 각기 전문 분야별로 사정을 파악하면서도 항상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정상회담인만큼 과욕하기보다는 다음을 위한 초석을 놓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실상과 의도,대책의 파악과 함께 우리의 의도와 실상을 정확히 일관성있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일사불란하게 같은 말을 되풀이하라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별로 같은 기조를 견지해야 된다는 점이다.
진정한 평화공존의 자세및 상호 체제와 정권의 인정에 대한 이해가 전달된다면 충분할 것이다.
양국 정상은 특히 정권과 체제의 상호 인정을 확인함으로써 인간적 신뢰는 물론 체제 및 정권간의 신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북한의 국내 질서와 함께 우리가 면밀히 관찰해야 할 사항은 북한이 갖고 있는 개방전략과 그 속에서 우리의 위상이다.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기타 국가들 및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관계개선 움직임과 그것이 갖는 북한 개방과 개혁에 주는 의미 및 남한의 위상 등에 관해 가능한 정확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북한의 대남 인식의 파악이외에 앞으로 한반도정세 개선을 위한 우리의 전략구상에 아주 중요하다.
이번 역사적 정상회담은 기대가 높은 만큼 오히려 그 영향이 실제화되는 데는 분야별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특히 상징적인 변화이외에 구체적인 경제적 관계의 활성화와 정치 안보의 변화에는 시간차가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만큼 차분한 기다림이 요구되는 때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정상회담이 분단의 아픔을 씻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번 회담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역사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단순한 만남의 의미,즉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것이 성사되었다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계사적으로 탈냉전 완성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남북 정상이 인식해야 할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역사상 그 어느 시점보다 현재 주변국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을 제외하면 아직 국내 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과도기의 혼란에 빠진 러시아,"보통 국가"가 되지 못한 일본,이러한 와중에서 우리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양 정상은 각기 주변국들의 활발한 외교전을 바라 보면서 비록 체제와 정권의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기회가 우리 역사상 아주 드물게 "주어진 기회"라는 사실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같이 할 필요가 있다.
분단의 아픔이 큰 만큼 우리는 막연히 낭만적이고 성급한 기대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이 발표된 이후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와 정책 관계자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관련된 주제에 대해 상세한 분석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방북팀들의 준비과정에 반영되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과 건의 및 준비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너무 용의주도한 준비 끝에 본질을 망각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우려다.
많은 논의들이 북한의 현실,의도 및 그들의 대책에 관해 모든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대내적 단점이면서 대외적 장점은 북한의 폐쇄성이었다.
북한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불완전하거나 분야간 큰 불균형을 띠고 있다.
북한보다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하는 소련의 경우에도 아무도 소련의 개혁과 붕괴를 예측하지 못했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우리가 "너무 준비를 해서" 확실성의 오류에 빠져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각 부처별로 마련된 정책 아이디어들은 부처별 이익을 대변할 뿐,국가 전체의 이익과 항상 같이 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너무 성급히 구체적인 정책 아이디어의 실현성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현실을 각 분야별로 가능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의도와 대책을 상세히 이해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기초로 후속되는 정상회담과 각종 회의에서 구체성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방북 팀은 각기 전문 분야별로 사정을 파악하면서도 항상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정상회담인만큼 과욕하기보다는 다음을 위한 초석을 놓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실상과 의도,대책의 파악과 함께 우리의 의도와 실상을 정확히 일관성있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일사불란하게 같은 말을 되풀이하라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별로 같은 기조를 견지해야 된다는 점이다.
진정한 평화공존의 자세및 상호 체제와 정권의 인정에 대한 이해가 전달된다면 충분할 것이다.
양국 정상은 특히 정권과 체제의 상호 인정을 확인함으로써 인간적 신뢰는 물론 체제 및 정권간의 신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북한의 국내 질서와 함께 우리가 면밀히 관찰해야 할 사항은 북한이 갖고 있는 개방전략과 그 속에서 우리의 위상이다.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기타 국가들 및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관계개선 움직임과 그것이 갖는 북한 개방과 개혁에 주는 의미 및 남한의 위상 등에 관해 가능한 정확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북한의 대남 인식의 파악이외에 앞으로 한반도정세 개선을 위한 우리의 전략구상에 아주 중요하다.
이번 역사적 정상회담은 기대가 높은 만큼 오히려 그 영향이 실제화되는 데는 분야별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특히 상징적인 변화이외에 구체적인 경제적 관계의 활성화와 정치 안보의 변화에는 시간차가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만큼 차분한 기다림이 요구되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