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따라하단 百戰百敗 .. '기관/외국인 매매로 본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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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는 투신사의 반대편에 있다"
요즘 증권가에는 투신사들의 반대 포지션을 취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이른바 "투신사 거꾸로 하기" 열풍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데도 불구하고 투신사들은 매물을 내놓기 바쁘고,투신사가 팔면 팔수록 주가는 튀어오르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666.93에서 지난 주말(9일) 836.40까지 급등했다.2주일새 27.51%나 급등하는 초강세장이 전개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국내 증시 최대 큰손인 투신사들은 이 기간동안 무려 1조4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설마 이렇게 까지 주가가 오를지 몰랐다" 뒤늦게 발을 동동구르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
만약 이 기간동안 투신사를 추격한 개인투자자가 있었다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로 전락했을 게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투신사의 역할이 1년만에 완전히 변했다.투신사는 지난해 지수 1,000 돌파의 주역이었다.
"빅5" "기관화 장세"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투신 따라하기" 붐이 일었을 정도였다.
뮤추얼펀드.주식형수익증권 등에 물밀듯 몰려든 자금이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작년말부터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투신사의 위력은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자금유입은커녕 환매(자금이탈)가 늘어나자 이제는 최대 매도세력으로 전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개인투자자들도 투신사의 "팔자" 행진에 불만의 눈초리만을 보내진 않는다.
오히려 투신사의 속사정을 들여다 보고 이를 투자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투신사 거꾸로 하기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전문가들은 투신사가 왜 이렇게 매도우위의 전략을 유지하는지,이런 매매패턴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투자전략인 셈이다.
투신.외국인 매매추이 =지난 2월이후 투신사들은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투신사들은 2월 1조5천45억원, 3월 2조1천9백57억원, 4월 5천8백70억원, 5월 9천8백70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1조원이상의 매도우위를 지속중이다.
지난달말부터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신사의 매물은 끊이지 않고 있다.
투신권의 일관된 매도공세와 달리 외국인은 주식을 듬뿍듬뿍 사들이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거래소시장에서만 이미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92년 증시개방이후 외국인이 한해에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적은 없었다.
캐처(Catcher)가 있어야 내 던질 수 있는게 아닌가.
투신의 매물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받아가고 있다.
매매종목이 비슷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한국통신 현대전자 한국전력 등 싯가비중이 큰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반면 투신은 이들 종목을 내다팔고 있다.
펀드에서 차지하고 있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투신사는 한국통신과 현대전자를 2백만주이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순매도규모는 1백만주를 넘어섰다.
반면 외국인은 현대전자를 2천만주가량 대거 매집한 것을 비롯해 한국통신 한국전력 삼성전자 등을 몇백만주씩 거둬들이고 있다.
투신사 왜 파나 =펀드 환매가 주원인이다.
하지만 환매가 투신매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지난해 대우문제가 불거진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환매물량의 부담이다.
영업점에는 지금도 돈을 내놓으라는 고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식을 팔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른 하나는 향후 예상되는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차원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환매자금도 문제지만 대기중인 환매요구자금이 더 무섭다는 얘기다.
최근 주가가 단기급등하자 환매규모가 다소 늘어나고 있다.
주가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환매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펀드매니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투신사가 운용중인 펀드의 평균 기준가격은 8백50원 수준.
원금이 15%정도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수가 900선을 넘어가 이 펀드들이 원금수준에 근접하기 시작하면 환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투신업계는 지난해 6~12월에 설정돼 환매 수수료없이 환매가 가능한 주식형 펀드의 잔고는 10조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재현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펀드환매로 주식을 조금씩 처분해야 하는데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라 주식을 추가매수하기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투신의 손때가 묻은 종목에 주의하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하다 그 기세가 꺾이는 시점에 환매물량이 정점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이 되면 투신사의 매도물량도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투신사가 선호하는, 그리고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매매할 경우에는 시장의 흐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시장이 하락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 외국인도 지금처럼 대규모 순매수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므로 이들 종목의 하락폭이 깊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상승세가 둔화되는 시점을 대비해 당분간 투신사의 선호종목을 피해가는 전략도 하나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요즘 증권가에는 투신사들의 반대 포지션을 취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이른바 "투신사 거꾸로 하기" 열풍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데도 불구하고 투신사들은 매물을 내놓기 바쁘고,투신사가 팔면 팔수록 주가는 튀어오르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666.93에서 지난 주말(9일) 836.40까지 급등했다.2주일새 27.51%나 급등하는 초강세장이 전개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국내 증시 최대 큰손인 투신사들은 이 기간동안 무려 1조4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설마 이렇게 까지 주가가 오를지 몰랐다" 뒤늦게 발을 동동구르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
만약 이 기간동안 투신사를 추격한 개인투자자가 있었다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로 전락했을 게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투신사의 역할이 1년만에 완전히 변했다.투신사는 지난해 지수 1,000 돌파의 주역이었다.
"빅5" "기관화 장세"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투신 따라하기" 붐이 일었을 정도였다.
뮤추얼펀드.주식형수익증권 등에 물밀듯 몰려든 자금이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작년말부터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투신사의 위력은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자금유입은커녕 환매(자금이탈)가 늘어나자 이제는 최대 매도세력으로 전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개인투자자들도 투신사의 "팔자" 행진에 불만의 눈초리만을 보내진 않는다.
오히려 투신사의 속사정을 들여다 보고 이를 투자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투신사 거꾸로 하기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전문가들은 투신사가 왜 이렇게 매도우위의 전략을 유지하는지,이런 매매패턴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투자전략인 셈이다.
투신.외국인 매매추이 =지난 2월이후 투신사들은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투신사들은 2월 1조5천45억원, 3월 2조1천9백57억원, 4월 5천8백70억원, 5월 9천8백70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1조원이상의 매도우위를 지속중이다.
지난달말부터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신사의 매물은 끊이지 않고 있다.
투신권의 일관된 매도공세와 달리 외국인은 주식을 듬뿍듬뿍 사들이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거래소시장에서만 이미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92년 증시개방이후 외국인이 한해에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적은 없었다.
캐처(Catcher)가 있어야 내 던질 수 있는게 아닌가.
투신의 매물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받아가고 있다.
매매종목이 비슷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한국통신 현대전자 한국전력 등 싯가비중이 큰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반면 투신은 이들 종목을 내다팔고 있다.
펀드에서 차지하고 있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투신사는 한국통신과 현대전자를 2백만주이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순매도규모는 1백만주를 넘어섰다.
반면 외국인은 현대전자를 2천만주가량 대거 매집한 것을 비롯해 한국통신 한국전력 삼성전자 등을 몇백만주씩 거둬들이고 있다.
투신사 왜 파나 =펀드 환매가 주원인이다.
하지만 환매가 투신매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지난해 대우문제가 불거진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환매물량의 부담이다.
영업점에는 지금도 돈을 내놓으라는 고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식을 팔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른 하나는 향후 예상되는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차원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환매자금도 문제지만 대기중인 환매요구자금이 더 무섭다는 얘기다.
최근 주가가 단기급등하자 환매규모가 다소 늘어나고 있다.
주가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환매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펀드매니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투신사가 운용중인 펀드의 평균 기준가격은 8백50원 수준.
원금이 15%정도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수가 900선을 넘어가 이 펀드들이 원금수준에 근접하기 시작하면 환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투신업계는 지난해 6~12월에 설정돼 환매 수수료없이 환매가 가능한 주식형 펀드의 잔고는 10조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재현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펀드환매로 주식을 조금씩 처분해야 하는데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라 주식을 추가매수하기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투신의 손때가 묻은 종목에 주의하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하다 그 기세가 꺾이는 시점에 환매물량이 정점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이 되면 투신사의 매도물량도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투신사가 선호하는, 그리고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매매할 경우에는 시장의 흐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시장이 하락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 외국인도 지금처럼 대규모 순매수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므로 이들 종목의 하락폭이 깊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상승세가 둔화되는 시점을 대비해 당분간 투신사의 선호종목을 피해가는 전략도 하나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