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평양회담] 남북평화체제 구축 .. 경제협력방안 합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4일 밤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가족과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는 등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또 남측의 연합제 통일방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고 향후 이같은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당국간 대화를 개최키로 했으며 김정일 위원장도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키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간여간에 걸친 2차 마라톤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5개항의 역사적 "남북공동선언"에 합의, 이날 밤늦게 서명한 뒤 공식 발표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합의했음을 밝혔다.이에 따라 남북간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 방지협정 등도 조만간 추진되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 등 경제협력과 각종 교류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또 남과 북이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상봉과 회담이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20분까지 단독회담을 가졌으며 45분간의 휴식을 가진 뒤 오후 6시5분에 회담을 속개, 45분만인 6시50분께 회담을 끝냈다.

이후 두 정상은 평양 목란관에서 만찬행사를 끝낸 뒤 11시20분께 백화원 영빈관에서 선언문에 공동 서명했다.

김 대통령 등 방북 대표단은 15일 부문별 회담 등을 한차례 더 가진 뒤 돌아올 예정이다.김 대통령은 회담에서 "남과 북은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미 많은 합의를 이뤘으나 이제는 이를 실천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측간에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지금은 영토와 인구가 중시되는 시대가 아니라 지식정보화시대로 우리 민족이 힘을 합치면 세계 일류 국가로 갈 수 있다"면서 "따라서 이 시대의 통일은 절대적인 명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북측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남측과 북측은 김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의사당에서 공식면담을 갖고 7.4 공동성명및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토대로한 교류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한.미.일의 대북 3국공조는 우리의 자주문제와 관계돼 있는 것인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며 남측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 대통령은 "3국 공조는 대북정책이 북한에게도 유리하고 우리에게도 좋은 "윈-윈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이는 결코 북한을 해롭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국가보안법이 남북의 교류협력을 방해한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김 대통령은 "현재 남측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어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남측 대표단은 오전 남북공식면담으로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으며 이희호 여사는 오전중 창광유치원 수예연구소를 들러보는 등 별도 일정을 가진뒤 김 대통령과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 학생들 공연을 관람했다.

특별수행원은 오전중 인민대학습당을 둘러본 뒤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 함께 했다.

오후에는 김 대통령이 단독회담,이 여사와 특별수행원은 부문별 회담을 각각 가졌으며 저녁무렵 남한측이 주최한 만찬행사를 끝으로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했다.저녁무렵에는 장치혁 전경련 남북경협위원회 위원장등 실향민 출신 기업인이 북한의 친척과 상봉하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