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도그마' .. 가톨릭 '사실' 뒤엎는 '발칙한' 상상력

하느님이 여자가 아니라는 증거는 어디 있는가.

예수가 흑인일리 없다고 누가 장담할까. 케빈 스미스 감독의 "도그마"( Dogma )는 별 의심없이 지나쳐온 종교적 "사실"을 뒤집는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20세기말 미국 뉴저지.

천국의 계율을 어겨 지상으로 쫓겨난 천사 로키(맷 데이먼)와 바틀비(벤 애플렉)는 못된 짓만 일삼으며 세상을 어지럽힌다. 어디론지 잠적한 신 대신 파견된 일등천사 메타드론(앨런 릭만)은 낙태전문 여의사 베다니(린다 피오렌티노)를 내세워 이들을 저지하려 한다.

엄숙한 십자고상을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내친구 예수"상으로 갈아치운 첫장면부터 불경스럽다.

잔혹한 살상을 저지르는 천사나 바지춤을 열어보이며 "섹스할 물건도 없다"고 푸념하는 일등천사,색골인 예언자까지 가톨릭계를 놀래킬 거리들이 넘친다. 동정녀 마리아의 처녀잉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흑인예수와 여자 하느님까지 등장시킨다.

지난해 10월 뉴욕에서 영화가 첫 선을 보이자 상영관 앞에는 "신성모독을 집어치우라"고 외치는 수천명의 항의군중이 모여들었다.

도그마 홈페이지는 성난 가톨릭 신자들의 항의메일이 폭주했고 결국 배급사까지 교체되는 소동이 일었다. 감독의 대답은 영화시작전 올라가는 자막을 통해 나온다.

"영화에 대한 논쟁은 사절.아니 포기함.일체의 변명도 않겠음.분명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종교영화가 아님.그저 코믹 판타지니 심각히 받아들이지 말 것.영화 비평전 유의사항 "신에게도 유머감각은 있다"는 사실"

"굿윌 헌팅"의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연기호흡이 돋보인다.

셀마 헤이엑,앨러니스 모리셋,제이슨 리와 같은 낯익은 얼굴들도 반갑다. 17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