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6.15 공동선언'] '김정일 말...말...말...'

[] 13일 오전 11시45분~12시12분 백화원 영빈관 접견실에서 나눈 상봉을 겸한 1차 정상회담 대화중에서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외국수반도 환영하는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도덕을 갖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의 방북길을 환영 안할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예절을 지킵니다.동방예의지국을 자랑하고 파서 인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김 대통령의 용감한 방북에 대해 인민들이 용감하게 뛰쳐나왔습니다.

그저께 삼방송을 통해 연못동에서 영빈관까지 (김 대통령의) 행로를 알려주니까 여자들이 명절 때처럼 고운 옷들을 입고 나왔습니다.6월 13일은 역사에 당당히 기록될 날입니다.

주석님께서 생존했다면(백화원 영빈관까지 오는 승용차 좌석에) 주석님이 앉아 대통령을 영접했을 것입니다.

서거전까지 그게 소원이셨습니다.(94년에) 김영삼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이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유엔에까지 자료를 부탁해 가져 왔는데 그때 김영삼 대통령과 다정다심한게 있었다면, 직통전화 한 통화면 자료를 다 줬을 텐데.

이번에는 좋은 전례를 남겼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관계를 해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 14일 오후 3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나눈 2차 정상회담 대화중에서

약속한 대로 찾아뵙는게 좋습니다.

암만 대우 잘해도 제집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게 했습니다.

해장에 냉면을 급하게 잡수시면 원래 국수가 맛이 없어집니다.

앞으로 시간을 여유를 좀 많이 가지시고 천천히 잡수십시오.

지금 평양시민들은 대단히 흥분상태에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 이렇게 직접 방문해 주시니.

(김 대통령을) 뜨겁게 맞이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인사가 제대로 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제 밤늦게까지 TV나 방송을 봤는데 남쪽 인민들도 아마 다 환영의 분위기고.

특별 실향민, 탈북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번 기회에 평양가는 길이 더 빨라지지 않겠는가 하는 말을 하는데.(옆에 앉은 김용순 위원장에게) 실제로 우는 장면이 나오더라니까.

제가 무슨 큰 존재라도 됩니까.

(공항간 것은) 인사로 한 것 뿐인데.

그리고 아마 적들은...외신들...아마 구라파 사람들은 자꾸 뭐라 그러냐면 왜 은둔생활 하나, 처음 나타났다고 하면서 은둔생활 청산하라고 그럽니다.(김 대통령 웃음).

나는 그전에도 중국, 인도네시아도 비공개로 갔었는데 나보고 은둔생활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
(전원 웃음).

그런말 들어도 좋아요.

뭐 모르게 했으니까.(전원 웃음)

지금(지난번에) 중국갔더니 김치가 나오는데 한국식 김치가 나와서 남쪽 사람들 큰일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쪽 사람들이 김치를 (세계에서) 소문나게 하고 다시 일본에서 기무치라고 하는데 북조선 김치가 없어요.

남조선 김치는 좀 짜고 북조선김치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차이가 있어요.

[] 14일 오후 목란관의 만찬장 옆에 대형 병풍으로 가려진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나눈 대화중에서

김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한번 올라가셔야 합니다.

제가 한라산에 한번 가보고요.

금강산은 자동차로 못 올라갑니다.

젊은이들이 금강산에 삭도(케이블 카)를 만들자고 하는데 반대했습니다.

늙은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느냐 반대했지요.

백두산 천지만은 삭도를 냈습니다.

파괴될 것도 없어서입니다.

금강산 못지 않는 칠보산을 자랑 좀 해야겠습니다.

4번 갔다 왔는데 아직도 채개발이 되지 않았으며 금강산처럼 바다를 끼고 있어 절경입니다.

중국사람들이 자기네가 관광지로 개발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 14일 오후 목란관 만찬장에서 나눈 대화중에서

(이희호 여사가 헤드테이불이 아닌 앞쪽 일반 참석자 테이블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이산가족이 되면 안됩니다.

그전에 남쪽 사람들한테 들은 얘기인데 주암산 물로 담근 문배술이 맛있고 주암산 물이 아니면 맛이 없다고 들었다.

주암산 물로 빚어야 진짜 문배술이다.

[] 14일 오후 9시50분 남북공동선언문에 대한 막판 절충이 성공적으로 끝난뒤 김대통령, 남측 수행원들과 축배를 들면서

내가 (사진촬영을 위해) 연단에 두번 나갔으니 출연료를 받아야 되겠다.

[] 14일 오후 만찬이 끝난 후 승용차에 오르기 전 남북한 일행들에게

내가 얼마전 칸영화제에 남측에서 출품한 `춘향뎐"이 본선에 올랐다는 얘기를들었는데 처음에는 `전"자를 `뎐"자로 잘못 쓴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뎐"이 맞더라.

남쪽에서 그렇게 써왔는데 어떻게 하느냐.

[] 15일 낮 고별오찬장

술 실력이야 어떻게 되서 자꾸 나한테...(14일 만찬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보니) 김 대통령이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말이 전혀 없고 역시 김정일 위원장의 술 실력이 낫다는 말만 하더라.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