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 카운트다운] (상) '얼마나 받을까'

대우구조조정협의회는 26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아 30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 구조조정과 내수시장의 판도가 달라진다. 대우 국제입찰은 GM 포드 다임러클라이슬러 등 메이저들의 동아시아 헤게모니 쟁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세계차시장 경쟁의 결정판으로 볼수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단순히 부실기업을 털어내서 은행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산술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대우차가 지닌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살려 제값을 받아내야한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동시에 한국 차업계가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로도 활용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우차매각의 체크 포인트를 시리즈로 점검한다.



--------------------------------------------------------------- 대우차 국제입찰에선 기본적으로 가격조건이 최우선이다.

대우차의 최종 인수가격은 순자산가치 영업권 프리미엄 신규설비투자시 기회비용등의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경쟁입찰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각 업체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공산이 크다. 순자산 가치 =증권업계가 대략 분석한 대우차의 순자산 가치는 대략 5조원.최신설비를 갖춘 군산공장의 경우 지난 97년 준공이후 보완투자를 포함해 총 1조5천억원 정도의 자금이 투여됐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은 주력 내수.수출차종을 생산하는데다 엔진공장까지 갖고있어 각각 5천억원이상의 자산가치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또 폴란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있는 FSO와 DMP에도 1조원 가량이 투자돼있다.

여기에다 우즈베크 우크라이나 인도등 해외 다른 공장과 국내외 영업망의 자산가치를 합하면 추가로 1조원이상 더 늘어나게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장사가 되는 공장은 자산가치 이상의 가격을 받는게 국제관례"라고 말했다.

영업권 프리미엄 =인수가격을 산정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다.

대우차가 확보해놓은 글로벌 네트웍이야말로 대우차의 진정한 가치라는 시각이 많다.

대우차는 국내에 30%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있고 폴란드에서는 1위 업체다.

대우차를 인수하는 해외업체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인 한국시장에 "무혈입성"하는 전과를 거두게된다.

동구권 프리미엄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전 세계 어떤 업체도 대우차처럼 폴란드 루마니아 우즈벡 체코등에 일괄 라인업을 구축해놓은 업체는 없다.

4천2백개에 달하는 해외 현지 딜러망도 큰 자산이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권 프리미엄의 가치는 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회비용 =만약 해외업체가 대우차를 인수하지 않고 그 만큼의 설비를 신규로 깐다면 1백억달러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부평공장의 경우 시설이 다소 노후됐지만 수도권에 인접하면서 물류거점 역할도 할 수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로 그 가치를 계산할 수는 없다.

군산공장도 갯벌을 메워 준공한데다 바다를 끼고있어 공사 초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가치가 높아졌다.

특히 군산공장은 같은 계열사였던 (주)대우가 상당히 "헐값"에 공사를 맡았다는 후문이다.

또 자동차 공장을 하나 짓는데는 최소 3년간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만약 미국회사가 1백억달러짜리 설비투자를 3년간 지속한다면 이 기간동안의 금융비용은 대략 15억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곧장 대우차 설비를 인수하는 회사는 그만큼을 벌고 들어간다는 얘기다.

적정가치 =이렇게 보면 대우차의 가치는 순자산가치 5조원 영업권 프리미엄 1~2조원 금융비용 경감 1~2조원등으로 대략 7~9조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적어도 대우차가격에 관한한 구미업체들이 애용하는 "미래의 수익가치를 현가로 계산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가계산이 글로벌 스탠더드일지는 몰라도 미래 수익을 추정하는 것 역시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