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경총의 주5일제 조건부 수용

경영자 총협회가 주5일 근무제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용자 측의 주목할 만한 입장변화라고 본다.

비록 초과근무 할증률 조정 등 몇가지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무조건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문제가 대화와 타협에 의해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고 하겠다.경총의 조건부 수용 방침이 나오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경총이 내건 조건들은 근로기준법을 개악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노사간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사용자측이 구체적인 조건들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 노사정 3자 간에 활발한 토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주 5일 근무를 요구하는 노동단체들의 요구가 임금이나 근무조건에 관계없이 무조건 더 쉬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각종 임금체계의 조정은 물론이고 다른 휴일과의 조화 등을 위해서라도 양자간 혹은 노사정 3자의 대화는 필연적이라 할 것이다.

노동단체들이 주장하는 주 5일 근무제가 경제.사회의 여건 변화를 감안한 요구라면, 임금 체계의 조정이나 전체 휴가일수의 재조정을 요구하는 경영자들의 주장 또한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특히 생산성 격차에 따른 산업별, 기업별 파급 효과가 천차만별로 나타날 것도 분명한 만큼 노사간에 토론과 협상을 통해 조정해야 할 과제도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근무일수와 노동시간이 선진국형으로 바뀐다면 저임금 시대에 확립되었던 다양한 임금제도 역시 개편되는 것이 옳겠다.

노동단체들도 주 5일 근무제 무조건 수용만을 요구하면서 대화를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주 5일 근무제가 기업차원을 넘어 학교교육 등 전분야에 걸쳐 엄청난 파생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볼때 이 문제는 특히 충분한 토론과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긴요하다.

노사간, 그리고 노사정 3자간 긴밀하고도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