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자유무역위한 국제협력 절실

앤 크루거

미국은 2차대전후 국제경제체제를 형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세계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무역기구(WTO)의 세 축이 그것이다.

첫번째 축인 IMF의 근본 의도는 전세계의 통화 환율을 조정하려는 것이었다.

세계은행의 목적은 재건과 개발이 진행중인 국가들을 위해 장기적인 자본 이동에 필요한 공식기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세번째 축은 국제무역기구(ITO)가 여러이유로 실패로 돌아간후 출범한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다.

IMF는 적용가능한 고정환율체제를 사용하도록 여러 국가를 감독하는 성격을 띠었다.

즉 브레튼우즈체제와 연결된다. 그러나 1950~60년대를 거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세계은행은 개발지원기구로 발전해왔다.

60년대 세계은행을 통한 차관은 거의 개발을 위한 것이었다. 이후 유럽 일본등의 경제적 성공으로 인해 필요성이 많이 줄었다.

주목할 것은 경제성장으로 인한 무역자유화가 금융안정으로 이어지고 다시 경제성장이 일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환율통제와 관세인하 등으로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쳤다.

70년대초 3기구는 모두 성공적인 중요한 국제기구로 성장했다.

특히 70년대는 세계적으로 급속한 경제성장기였으며 이들 기구는 이 시기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상의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째는 베트남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현상과 둘째는 73~74년의 오일쇼크이후 고정환율이 어려움에 처한 것이었다.

유가인상은 서구은행들이 석유수출국으로부터 예금을 유치해 개도국에게 차관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그결과 민간차원의 자본흐름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첫번째 전세계 채무위기가 찾아왔다.

이자율이 올라갔고 1차상품의 수출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세계은행의 차관규모가 민간부문의 차관규모보다 작아졌다는 점이다.

민간채권자의 증가는 IMF와 세계은행이 국제자본시장의 중재역할을 할 필요성을 줄어들게 했다.

GATT는 성공적인 다자간협상을 많이 수행했지만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베를린장벽의 붕괴와 유럽지역의 자유무역협정(FTA)확산,우선적 호혜무역협정의 확대로 GATT는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GATT이후의 WTO는 작년말 시애틀회의에서 자유무역문제의 해결을 기대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WTO에 관해서는 최근 2가지 문제가 제기됐다.

글로벌화에 대한 반대세력이 등장했다는 점과 자유무역의 진전이 늦춰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IMF는 외환 국제수지등 거시경제 문제에 중점을 둬왔지만 70년대이후 세계적 인플레로 개도국의 거시경제 문제에만 신경쓸 수 없게 됐다.

70년대 IMF는 외환 세제개혁 재정통합 금융자유화 무역자유화 등에서 많은 기능과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IMF가 각국의 금융구조조정과 자율화 문제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비판도 있다.

세계경제체제는 지금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국제경제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각국의 협력,특히 중간 수준의 개방경제국가들의 관심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

이 글은 최근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주최한 "세계경제체제 변화-전망과 정책대응" 특별강연회에 나온 앤 크루거 미국스탠퍼드대 경제학교수가 행한 강연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