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프랑스 정보화의 걸림돌

프랑스 환경.통신 전문업체 비벤디 그룹은 전세계 23만 직원들에게 컴퓨터를 공급키로 했다.

직원들의 인터넷 생활화를 위해 희망자에 한해 3년간 매월 2달러를 내는 조건으로 비업무용 노트북을 나눠주겠다는 것.넷 제너레이션이라고 불리는 이 켐페인은 포드와 델타항공 등 여러 미국기업이 이미 실시하고 있지만 프랑스에선 처음이다.

쟝마리 메시에 비벤디 회장은 "간부 직원들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상하간의 괴리감을 유발시킨다"며 "전직원 가족이 뉴미디어 혜택을 입게 하자는 것이 이번 켐페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복잡한 것으로 생각하는 노동자들까지 현대정보사회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전사회계층의 인터넷 일반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비벤디는 이미 그룹내 총인건비 예산의 0.2%를 직원 ''정보화 재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신경제기업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애써온 비벤디라 이번 결정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사내직원들도 환영했다. 그런데 갑자기 프랑스 유력노조인 FO가 비벤디의 넷 제네레이션운동에 제동을 걸었다.

근로자를 퇴근후 집에서도 일을 시키려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메시에 회장은 자신의 순수한 인터넷 보급운동을 왜곡한다며 서운해했다. 그는 노조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당초 공급키로 했던 노트북을 PC로 대체했다.

또 가정용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는 사내용과 전혀 다른 것으로 설치하며 이메일 주소도 업무용과 달리하겠다는 말로 외부 노조의 반발을 수습했다.

그러나 정작 비벤디의 전직원 가정에 대한 인터넷보급의 어려움은 다른데 있다.

바로 세금문제다.

최근 프랑스국세청은 이 컴퓨터가 업무용이 아니란 점을 들어 현물 보너스로 규정했다.

따라서 이 PC를 받는 직원은 시중가격의 20%를 사회보장세로 지불하고 소득세도 내야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PC신청자수가 격감했다.

그러자 메시에 회장은 국세청의 이같은 결정은 정보사회기반을 구축하려는 정부정책에 어긋난다며 죠스팽 총리와 파비우스 재무장관에게 징세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기업을 인질로 정보화사회를 방해하진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재무부의 최종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파리=강혜구특파원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