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자동차산업 장래 고려한 매각을

대우자동차 국제입찰을 마감한 결과 포드와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그리고 GM-피아트 컨소시움의 3파전으로 윤곽이 좁혀졌다.

이중에서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컨소시움의 경우에도 현대측의 지분이 19.9%인데 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지분이 40%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주도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셋중 누가 인수해도 대우자동차의 국내생산시설은 어차피 외국차업체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연관효과와 고용유발효과가 큰 기간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성자동차에 이어 대우자동차마저 외국기업에 넘어가게 된 것은 우리로서는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노조 주장대로 대우자동차를 공기업화하거나,일부 자동차부품업체들처럼 해외기업의 대우자동차 인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대우자동차의 부실규모만 키울뿐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대우그룹 채권단이 안고 있는 엄청난 부실채권이 국내금융시장 전체를 불안하게 하는 마당에 달리 마땅한 대안도 없이 외국기업의 인수를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우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3개 인수희망업체중 2개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뒤 인수가격을 비롯해 고용유지방안 대우자동차발전을 위한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인수업체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대우차 매각은 얼마를 받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자동차산업의 장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인수자를 정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상 유일한 국내 자동차생산업체인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긴요하다고 본다.

고용유지 부품산업연계 수출시장개척 등 고려해야 할 대목 또한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물론이다.

특히 대우자동차가 외국자동차의 단순한 조립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위해 대우자동차 인수업체가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와 연계발전 방안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또한가지 유의해야 할 대목은 대우자동차가 구축한 광범위한 해외영업망의 자산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처럼 세계자동차업계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는 때에는 대우자동차의 해외영업망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만일 인수희망업체가 해외영업망을 포함한 대우자동차의 자산가치를 저평가할 경우 대우자동차의 해외영업망만 별도로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