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중기인] 김순자 <한성식품 사장>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00여성기업 우수상품 및 창업박람회" 전시장.사흘간의 행사가 끝나가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무렵 전시장 구석의 한 부스는 어린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들을 끌어들인 상품은 "예상밖에도" 김치였다. 피자와 햄버거에 길들여진 학생들이 몰려들 정도로 맛이 호응을 얻었던 것.이를 개발한 주인공은 한성식품 김순자(47)사장.

"어린이들이 김치를 싫어하게 된 데에는 기성 세대의 잘못이 큰 것 같아요" 김 사장의 지적이다.

변하는 입맛에 맞춘 김치를 담그는데 소홀했다는 것.그는 "일본사람 뿐 아니라 서양인들 식성에도 맞는 김치를 만들어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자신감을 갖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역에 따라 독특한 개성을 가진 김치맛을 개량,여러 사람의 입에 맞는 맛을 만들어낸 것.향신료의 강한 자극이나 젓갈의 비린 맛을 중화시키면서도 특유의 맛깔스러움을 잃지 않도록 했다.

원재료를 엄선해 쓰는 것도 비결.재료의 종자,산출지역의 토질,파종시기까지 고려해 원료를 구입한다.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7시간내 공장으로 반입한다.

멸치나 소금도 특정 지역 특정시기에 나는 것을 쓴다.

위생적으로 만들고 과학적으로 품질관리한다. ISO 9002(품질보증시스템)를 획득하기도 했다.

40여종의 김치를 생산해 관공서 호텔 학교 병원 군부대 등에 파는 이 회사는 지난 94년 설립됐다.

까르푸 월마트 롯데마그넷 등 대형할인매장에도 진출했다.

경기도 부천과 충북 진천에 있는 3개 공장에서 만드는 김치의 생산량은 하루 평균 80t.한사람이 한끼 식사에 80g정도 먹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4백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요리사출신 남편이 식당에서 김치품질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잘 익은 새우젓과 멸치 젓국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깔끔한 맛을 낸다"며 김치의 세계화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032)684-5500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