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대우車 우선협상' 선정] 'GM/현대 왜 탈락했나'

대우차 인수전 초반부터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지목됐던 GM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GM은 내부적으로 대우인수를 거의 기정사실화했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아시아시장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등 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인수경쟁에 한발 늦게 뛰어든 현대차 역시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를 계기로 총력전을 폈지만 포드의 저돌적인 공세와 계열분리갈등, 정부의 압박 등 안팎의 악재가 겹치면서 막판에 밀려나자 허탈한 모습이었다.

GM =회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 탈락소식을 접한듯 "우려하던 일이 현실화됐다"며 "심사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이후 수많은 인력을 파견해 가며 공을 들였던 인수건이 수포로 돌아간데 대해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GM의 탈락은 낮은 가격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번 입찰에서 포드가 제시한 가격은 GM보다 20억달러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GM이 "파격적인" 가격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일찍 예견돼 왔다.

투자수익률을 중시하고 이사회의 영향력이 유난히 강한 GM 특유의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도박은 금물이기 때문이다.

GM은 더욱이 시간이 갈수록 대우차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았다.

잭 스미스 회장도 틈날때 마다 이 사실을 강조했다.

다임러-현대 =현대 관계자는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다"며 "포드의 입성으로 국내 영업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또 포드의 인수제시가격이 예상외로 높은데 대해 놀라는 모습이었다.

다임러-현대 컨소시엄이 막판에 탈락한데는 인수가격을 포드보다 10억달러 정도 적게 써낸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입찰 막바지에 터져나온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시비와 자동차 소그룹의 계열분리를 둘러싼 내부잡음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현대차의 국내 독점 논란은 여론의 향배를 중시하는 정부측에 상당한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