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 국제화 : '미국 투자전략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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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벤처기업 뒤에는 확실한 벤처캐피털이 있다"
벤처 선진국인 미국에서 "벤처비즈니스=벤처캐피털"이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한국에선 벤처 비즈니스하면 대개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미국에선 스타트업(Start-Up.창업초기 기업)에 종잣돈을 댄 뒤 나스닥등록 등 기업공개(IPO)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백업(Back-Up.지원)과정을 뜻한다.
그만큼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갖고 있는 의미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어떤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받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평가가 달라진다.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머니(Smart Money)" 즉 벤처기업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벤처캐피털의 위력은 한국 상황에선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같은 미국 벤처캐피털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문가들은 대개 "네트워크"라는 말을 사용한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들은 스탠퍼드 버클리 등의 우수 대학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조직망을 자랑한다.
이 잘 짜여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략적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등 맞춤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추가적인 투자유치를 추진할 때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큰 곳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인터넷 바이오 네트워크 장비 등의 전문 분야를 갖고 초기-발전기-성장.팽창기 등 단계별로 투자영역이 특화된 경우가 많아 이같은 네트워크는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벤처기업을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가치증대(Value-Added)"능력이 한 수 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NVCA(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나스닥 등에 공개된 5백44개 기업 가운데 벤처캐피털이 백업한 기업 수는 절반이 넘는 2백71개에 이른다.
이는 98년에 비해 20% 정도 들어난 것이다.
시장가치로 따지면 1천3백6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럼 벤처캐피털의 조직과 시스템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은 대개 투자자금을 공급하는 유한책임 파트너(Limited Partner)와 기업을 발굴하고 심사를 거쳐 직접 투자를 집행.관리하는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무한책임 파트너)로 이루어진다.
제너럴 파트너는 한국의 심사역 또는 벤처캐피털리스트에 해당한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위해 대개 지분참여 형식으로 벤처기업에 자금을 댄다.
단 대부분의 재원을 자기자본이 아닌 투자조합을 통해 조달한다는 점이 한국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펀드매니저처럼 투자자금을 운용하는데 훨씬 전문성을 띤다.
한번 투자한 업체엔 자신이 투자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항상 성적표로 따라 다닌다.
이들의 수입도 정기 급여외에 성공적인 기업공개나 M&A 등으로 올린 수익에서 일정 초과분을 받는 성과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통 투자수익의 20% 가량을 인센티브로 받는다.
한국에서도 전문 심사역제 등을 도입하려는 벤처캐피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벤처캐피털일수록 보직이 자주 바뀌는 것이 아직 보통이고 성과급보다 연봉에 의존하는 샐러리맨 타입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과거실적(Track Record)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벤처캐피털 중심으로 투자자금을 몰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상황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선 벤처캐피털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다음 심사역들을 뽑고 영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의 핵심을 "사람"으로 여기는 미국식 벤처문화와 아직 거리가 있다.
이처럼 한국 벤처캐피털의 문화와 시스템이 선진 실리콘밸리와 다른 이유로는 먼저 아직 역사가 짧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털"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벤처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 정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기업창업과 공개까지 모든 과정을 백업한 경험을 충분히 쌓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게다가 기술기반도 아직 약해 미국처럼 상업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들이 계속 쏟아져나고 나스닥이라는 확실한 투자회수 통로가 있는 상황과는 차별화된다. 한국에선 코스닥증권이 운영되기 시작한 게 아직 4년이 채 되지 않았고 새로 문을 연 제3시장은 아직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벤처 선진국인 미국에서 "벤처비즈니스=벤처캐피털"이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한국에선 벤처 비즈니스하면 대개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미국에선 스타트업(Start-Up.창업초기 기업)에 종잣돈을 댄 뒤 나스닥등록 등 기업공개(IPO)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백업(Back-Up.지원)과정을 뜻한다.
그만큼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갖고 있는 의미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어떤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받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평가가 달라진다.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머니(Smart Money)" 즉 벤처기업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벤처캐피털의 위력은 한국 상황에선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같은 미국 벤처캐피털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문가들은 대개 "네트워크"라는 말을 사용한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들은 스탠퍼드 버클리 등의 우수 대학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조직망을 자랑한다.
이 잘 짜여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략적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등 맞춤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추가적인 투자유치를 추진할 때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큰 곳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인터넷 바이오 네트워크 장비 등의 전문 분야를 갖고 초기-발전기-성장.팽창기 등 단계별로 투자영역이 특화된 경우가 많아 이같은 네트워크는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벤처기업을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가치증대(Value-Added)"능력이 한 수 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NVCA(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나스닥 등에 공개된 5백44개 기업 가운데 벤처캐피털이 백업한 기업 수는 절반이 넘는 2백71개에 이른다.
이는 98년에 비해 20% 정도 들어난 것이다.
시장가치로 따지면 1천3백6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럼 벤처캐피털의 조직과 시스템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은 대개 투자자금을 공급하는 유한책임 파트너(Limited Partner)와 기업을 발굴하고 심사를 거쳐 직접 투자를 집행.관리하는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무한책임 파트너)로 이루어진다.
제너럴 파트너는 한국의 심사역 또는 벤처캐피털리스트에 해당한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위해 대개 지분참여 형식으로 벤처기업에 자금을 댄다.
단 대부분의 재원을 자기자본이 아닌 투자조합을 통해 조달한다는 점이 한국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펀드매니저처럼 투자자금을 운용하는데 훨씬 전문성을 띤다.
한번 투자한 업체엔 자신이 투자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항상 성적표로 따라 다닌다.
이들의 수입도 정기 급여외에 성공적인 기업공개나 M&A 등으로 올린 수익에서 일정 초과분을 받는 성과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통 투자수익의 20% 가량을 인센티브로 받는다.
한국에서도 전문 심사역제 등을 도입하려는 벤처캐피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벤처캐피털일수록 보직이 자주 바뀌는 것이 아직 보통이고 성과급보다 연봉에 의존하는 샐러리맨 타입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과거실적(Track Record)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벤처캐피털 중심으로 투자자금을 몰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상황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선 벤처캐피털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다음 심사역들을 뽑고 영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의 핵심을 "사람"으로 여기는 미국식 벤처문화와 아직 거리가 있다.
이처럼 한국 벤처캐피털의 문화와 시스템이 선진 실리콘밸리와 다른 이유로는 먼저 아직 역사가 짧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털"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벤처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 정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기업창업과 공개까지 모든 과정을 백업한 경험을 충분히 쌓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게다가 기술기반도 아직 약해 미국처럼 상업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들이 계속 쏟아져나고 나스닥이라는 확실한 투자회수 통로가 있는 상황과는 차별화된다. 한국에선 코스닥증권이 운영되기 시작한 게 아직 4년이 채 되지 않았고 새로 문을 연 제3시장은 아직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