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파업 강제진압 .. 29일새벽 경찰투입...지도부등 사법처리

노조원들이 21일째 파업, 농성중이던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에 29일 경찰병력이 전격 투입돼 농성노조원 1천1백22명 전원이 연행됐다.

검찰은 이 회사의 정주억 노조위원장 등 파업을 주도한 노조지도부 9명과 공권력 투입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극렬가담자 전원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단순가담자 등은 조사 후 30일 전원 귀가시키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20분께 1천1백여명의 노조원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롯데호텔에 경찰 3천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이 투입되자 호텔2층 크리스탈 볼룸에 있던 노조원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36, 37층 연회장으로 올라가 비상계단 등에 집기류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형 유리창 20여장을 깨뜨리며 완강히 저항했다. 경찰은 오전 7시15분께 특공대를 투입해 36층으로 향하는 비상계단의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고 철제문을 부순 뒤 진입, 농성노조원들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6명과 노조원 33명 등 39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호텔측은 이날 새벽 구내방송을 통해 투숙객에게 경찰 진입상황을 알렸으며 신변의 불안을 느낀 4백여명의 손님들이 체크아웃을 요구하는 등 큰 혼란이 일었다. 일본인 투숙객 오타니(26)씨는 "호텔 방송에서 "폭동이 일어났으니 안전한 방안에 있어달라"고 했다가 잠시후 다시 "폭동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니 빨리 체크아웃 해달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노조는 지난9일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검찰은 임금교섭 결렬 등으로 노조측의 파업 등 쟁의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서울 힐튼호텔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 대해서도 불법행위가 장기화될 경우 강제진압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롯데호텔 파업의 강제진압과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강제진압은 의료계 폐업으로 실추된 공권력의 자존심을 힘없는 노동자 파업을 제물로 삼아 회복하려는 책략"이라고 주장하고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