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국주도권 자신감 .. '李총리 임명 표결 의미'

여권이 29일 본회의에서 이한동 총리임명동의안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처리함에 따라 일단 확실한 정국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여권은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임명동의 반대" 당론을 분명히한 상황에서 과반수를 넘겨 승리를 거뒀다.지난 5일 국회의장 경선에서 이긴데 이어 이번 표대결에서도 승리,민주당과 자민련은 철벽공조를 과시했다.

또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수(1백36명)를 넘겨 1백39표의 찬성표를 획득, 민국당과 한국신당및 무소속을 아우르는 "범여권 연대"도 재삼 확인해 정국주도 능력을 확인하게 됐다.

여권은 이날 승리를 발판으로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표대결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당장 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할 추경예산안, 정부조직법 개정안뿐 아니라 앞으로 제기될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와 금융구조조정 등 현안에 있어서도 정부.여당의 의도대로 정국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여권은 판단하고 있다.

물론 대화정치를 유지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의 "한나라당 포위작전"에 맞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처지다.당장은 당내 "이한동 계보"로 불리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음에도 이탈표를 3표로 막아내 이회창 총재의 당 장악력이 확고함을 보여줬지만 범여권 연대에 밀려 원내 1당으로서의 정국주도권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상생의 정치"를 표방하며 국정 현안에 대해 일정부분 협조하는 자세를 취할 전망이다.

범여권 연대에 맞서 대결국면으로 몰아가기 보다는 여당측에 협조하거나 혹은 민생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등 여론선점을 통해 정국주도권을 "분점"하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크다.최근 이 총재가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영수회담을 제의하고 부분 양보를 통해 의료법 개정 약속을 받아낸 것도 이러한 전략과 무관치 않는듯 하다.

그러나 이같은 상생의 정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민련은 교섭단체 요건완화를 위해 표대결에 나서자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를 총선민의의 왜곡이라며 절대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또 한나라당은 부정선거에 대한 국정조사와 편파수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추경예산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이어서 여야가 충돌할 개연성도 다분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