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비메모리 반도체 진출] '계획과 사업전망'

동부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그동안 대만이 독식해 오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한국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선 아남반도체가 반도체를 위탁생산, 미국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일부업체에만 수출해 왔지만 다양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파운드리 체제를 갖춘 것은 국내 최초라고 동부는 주장했다. 반도체 사업 계획 =동부전자가 도시바로부터 이전받기로 한 "CMOS 로직 공정기술"은 컴퓨터와 디지털 가전기기의 CPU(중앙처리장치), 3D 화상용칩, 인터넷 통신용 제어 IC, 디지털 카메라 등을 만들수 있는 제조기술이다.

기술수준도 0.25~0.13미크론급에 해당하는 세계 최첨단이다.

동부는 지난 97년 당시 충북 음성군 감곡면 소재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30만평규모)에 D램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공사를 완료한 상태며 지난 4월부터 생산설비를 투입해 왔다고 밝혔다.올 3.4분기에 공장이 준공되면 2001년 2.4분기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초기 생산규모는 8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2만장 수준.

2003년까지 생산량을 최대 4만5천장까지 늘릴 계획이다.동부는 도시바에 공급하게 될 일부 비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능력 전량을 국내외 종합반도체 업체, 설계전문업체, 시스템 업체의 수탁생산에 할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원조달 계획 =동부는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7억달러중 2억달러는 이미 97년에 투자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5억달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업체, 시스템업체, 금융투자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분투자(Equity Investment)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5천만달러는 도시바에서 들여오며 1차로 ING베어링을 주간사로 3억달러의 외자 유치를 추진중이다.동부가 추진중인 지분투자 방식이란 기술파트너인 도시바를 비롯해 국내외 반도체 관련업체 등으로부터 납입자본금을 유치하고 일부 자금은 해외리스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도시바에 주는 기술료와 관련, "비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동부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그룹내 다른 계열사로부터의 출자나 지원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전망 =반도체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사업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디지털 및 통신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조립사업의 시장 및 수익전망도 밝다는 것이다.

특히 종합반도체 메이커들이 외주생산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2003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이 연평균 30%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는 특정 업체에 얽메이지 않는 마케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적으로 웨이퍼를 가공하고 칩을 제조해주는 이른바 순수 파운드리 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동부는 일본 도시바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납품한다고 해도 국내외 설계 전문업체(Fabless)는 물론 시스템 업체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다양한 영업기반을 갖춰 조기에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경영전략이다.

동부는 이번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진출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메모리와 달리 비메모리의 경우 오히려 국가 정책적으로 투자와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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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란 =설계도면대로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사업이다.설계기술 없이 가공기술만 확보하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제조기술개발업체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생산하므로 위탁가공사업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