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박효대 <에스넷시스템 사장>

"이젠 소프트 네트워크로 승부한다"

네트워크 통합(NI)업체인 에스넷시스템의 박효대(46)사장은 최근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외쳤다. 그가 말한 "소프트 네트워크"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뿐아니라 네트워크 컨설팅,네트워크 운용시스템(NMS),네트워크 보안 등 부가서비스를 고객의 특성에 맞게 함께 제공하는 것.그동안 여러기업들이 따로따로 맡았던 네트워크 관련 부가서비스를 인프라 구축 업체가 한꺼번에 제공한다는 얘기다.

일종의 토털 솔루션 개념이다.

삼성전자 분사기업으로 지난해 5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생존기반은 갖춘 이 회사가 "소프트 네트워크"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무얼까. 이에 대한 박 사장의 대답은 명쾌하다.

"네트워크 시장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이다.

그런 만큼 경쟁자들도 많아져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게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과 이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면 방법은 한가지다.

차별화 뿐이다.

특히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결국 차별화 전략으로 소프트 네트워크란 비전을 제시한 셈이다. 이는 생존을 뛰어넘어 성장과 이익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게 박 사장의 믿음이다.

박 사장은 말 뿐이 아니라 실제 소프트 네트워크를 위한 채비를 치밀하게 해왔다.

그가 준비하고 있는 네트워크 부가서비스는 크게 세가지.첫째,네트워크 운용시스템(NMS)이다.

이를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성균관대와 공동 개발중이다.

둘째,보안서비스다.

네트워크을 통합 구축할 때부터 보안시스템을 함께 설계해 넣어준다는 것이다.

이같은 통합 보안시스템은 PC(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PDA(개인용 단말기) 등에서부터 통신 네트워크,서버,응용 소프트웨어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줌으로써 보안의 취약점을 극복하는 시스템.보안 컨설팅까지도 부가서비스에 포함된다.

이를 위해 시큐어소프트나 시큐어아이 등 보안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IP콜센터 사업이다.

IP콜센터란 인터넷을 통한 상담원 전화연결은 물론 비디오 오디오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예컨대 쇼핑몰에서 어떤 제품을 클릭하면 곧바로 상담원과 연결돼 화면을 보며 제품에 대해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추진할 예정.에스넷시스템은 이같은 부가서비스의 매출 비중을 올해 안에 20%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물론 그 비중은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와 퍼듀대에서 각각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를 받은 박 사장은 삼성종합기술원 컴퓨터응용연구실장과 삼성SDS 사업부장,연구소장 등을 거쳐 에스넷시스템을 맡게 됐다.

정통 엔지니어인 박 사장은 작년 2월 분사 당시 자본금 10억원에 종업원 83명이던 회사를 자본금 30억원에 직원 1천6백여명의 회사로 키워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 당시 기초 공사와 함께 건물의 10층 정도를 올렸다면 앞으로 90층을 더 올려야 한다. 그 90층은 부가서비스 제공으로 이뤄질 것이다" 박 사장은 "소프트 네트워크" 전략으로 네트워크 시장의 재패를 꿈꾸고 있다. (02)3469-2936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