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브랜드 '울고 싶어라' .. 대형백화점 실적올리기 '假매출' 압력

대형 백화점들이 매출외형 유지를 위해 점포에 입점한 중소 패션업체들에게 "가매출"을 올릴 것을 요구,이들 입점점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메이저급 백화점들은 지난 6월말 상반기결산을 앞두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패션업체에 상당한 물량의 "찍기(자사의 상품을 자기가 사는 방식으로 매출을 잡는 것)"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백과 지갑 등을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는 A업체의 경우 지난 6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올린 매출의 40%가 "찍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봄 신규브랜드로 나온 C여성복과 S여성복도 6월중 1억이 조금 넘는 판매액 가운데 각각 2천만원과 3천만원어치를 스스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중소업체에서 내놓은 D캐주얼과 C브랜드는 5월과 6월 모두 한달매출중 30~40%를 마지막날 하루만에 팔았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자사 직원들을 동원해 올린 억지매출이라는게 업계 담당자들의 말이다.

롯데 본점외에 잠실점이나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타점에 입점해 있는 매출순위 중하위권의 몇몇 브랜드도 6월말 찍기에 의한 상당액의 가짜전표를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드 등을 이용해 실제 판매가 이뤄진 것처럼 전표를 끊어 실적에 반영하는 "찍기"는 백화점영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왔다. 97년 IMF경제위기 이후 내실이 강조되면서 이같은 가매출 올리기는 대부분 모습을 감췄으나 최근 다시 이같은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패션업체 관계자들은 "실적부진으로 퇴점당할 것을 우려해 업체측에서 자발적으로 찍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백화점 실무자가 직접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한다.

특히 백화점 정기세일이후 손님발길이 뚝 끊어진 시기인 5월초부터 가매출 압력이 시작되더니 6월에는 그 액수가 훨씬 늘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영업력이 딸리고 인지도가 낮은 신규브랜드와 자금력없는 중소업체들의 "찍기 매출" 비중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입점업체들과 "입점후 1년동안 영업보장"계약을 맺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가 드물다.

단시간내 성과를 못올리면 3개월만에도 쫓겨나는 현실속에서 가짜전표를 끊어서라도 유통망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게 입점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따라 37%라는 높은 입점수수료와 허구의 매출실적까지 감당하느라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경영난을 겪는 업체들도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