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용틀임' 25시] (5) '상하이 車시장'..외제車 등 물결

"상하이(上海)에는 왜 푸캉(富康)이 없을까"

상하이를 여행하는 중국인이 거리에서 한번쯤 갖게 되는 의문이다.푸캉은 지금 베이징(北京) 텐진(天津) 광조우(廣州) 등 중국 주요도시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중소형 승용차.

지난 1.4분기에만 1만7백여대가 팔린 베스트셀러카다.

프랑스 시트로엥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투자, 설립한 선롱(神龍)자동차 제품으로 우리나라의 아벨라(기아)와 비슷한 모델이다.그런데 상하이 거리에선 푸캉을 볼 수 없다.

취재팀이 상하이에 머물렀던 15일간 단 한대도 발견하지 못했다.

상하이다중(上海大衆)이 만든 "산타나(중국명 桑塔納)"와 이치통용(상하이GM)이 만든 "뷰익(중국명 別克)", 그리고 외제차가 상하이거리를 메웠다.특히 상하이의 택시는 거의 모두 산타나였다.

푸캉이 상하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상하이시 정부가 쌓아놓은 시장방어벽 때문.

상하이 기업인 상하이다중과 상하이GM을 보호하겠다는 "지방 보호주의"의 발로다.시 정부는 지난해 산타나에 신규 면허세 2만위안(약 2백4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차종에 대해서는 무려 4배나 많은 8만위안을 매겼다.

당연히 후베이성에 공장을 둔 푸캉은 상하이 경계선을 넘을 수 없었다.

실제로 작년에 푸캉은 상하이에서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중국 법제일보보도).

후베이성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성 정부는 이에 대응, 성내에서 판매되는 산타나에 대해 기업보조금 명목으로 7만위안을 부과했고 산타나 제품은 후베이성에 들어가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 한햇동안 자동차시장 보호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중국언론들은 이를 두고 "제후(諸侯)경제의 부활"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도시 상하이가 타지방 상품에 장벽을 쌓는데 대한 비난여론이 높았다.

상하이는 이를 의식, 올해 자동차 면허발급을 추첨식으로 바꿨다.

월 5백대 정도의 개인용 승용차번호판을 당첨된 사람에게 동일한 가격(약 2만위안)으로 배분하는 식.

그러나 추첨은 개인이 아닌 자동차딜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상하이 자동차딜러들은 상하이다중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견딜수 없다.상하이자동차시장에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타지역 상품및 외지인에 대한 배타성은 국제도시 상하이의 또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