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일자) 외국자본의 국내 제조업 진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인수는 보는 시각에 따라 엇갈린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외환위기 극복과 대외신인도 향상에 도움이 되고 고용을 창출하며 선진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비해 일부에서는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국내산업의 대응능력 한계 심지어는 대외종속 가능성까지 지적한다. 원래 우리정부는 제조업중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장려했으며 특히 외환위기이후 경제위기 극복과 구조조정 가속화를 위해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하용하고 외국투자기업에도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각종 규제를 없애고 투자환경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그 결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실적이 98년 55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85억달러로 55%나 늘었으며 올상반기에도 2천97건에 57억3천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진출업종은 제조업과 유통업이 대부분이며 이중에서도 2천4백53개 외국기업이 1백56억달러를 투자한 제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정보통신 등 첨단업종과 반도체 등 전자부품.소재를 중심으로 외국인지분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이밖에도 알루미늄의 80%,신문용지의 75%,정유시장의 50%이상을 외국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좌우하는 국내 제조업기반이 이처럼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자칫하면 외국시장 개척은 고사하고 안방마저 내준뒤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위험도 없지 않다. 하지만 과거처럼 정부가 나서서 우리기업을 보호해줄 수도 없는 만큼 살아남자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1천원어치를 팔아 1백17원을 벌어들인데 비해 국내기업들은 11원을 손해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철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임직원들과의 정보공유를 통한 투명경영,신제품을 앞세운 틈새시장 개척,철저한 감량경영 등을 바탕으로 할때 비로서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선진경영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단 한가지 우리정부가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경우에도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자금난과 구조조정으로 국내기업사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외국기업과의 공정경쟁을 가로막는 역차별까지 당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경쟁시대에 공정경쟁여건은 외국기업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에도 똑같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