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누가 경영을 말하는가' .. 경영학 권위자들에 告함

오늘날 기업의 성패는 참으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내부자원의 부적절한 활용과 최고 경영자의 잘못된 의사결정,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 기업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다. 기업경영이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패의 확률 개념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경영의 불확실성 상황에서는 좀더 확실하고 예측 가능하게 앞날을 가이드할 수 있는 경영이론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경영자들의 마음이다.

테일러와 핸리포드를 현대 경영학의 시조로 하여 권위자라고 할 수 있는 피터 드러커,톰 피터스,스티브 코비,엔서니 로빈스,마이클 헤머 등 많은 경영학의 석학들이 새로운 경영이론과 경영기법으로 기업경영계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 및 비영리 단체들에게 엄청난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 석학이 제시하고 있는 경영이론과 기법이 누구에게나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효험이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까.

"누가 경영을 말하는가"(존 미클스웨이트.에이드리언 울드리지 공저,박병우 역,한국경제신문,1만5천원)의 저자들은 이러한 이론적 처방들이 서로 상충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경영학 권위자들에 대한 최초의 비판적 평가서로서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현대 경영이론들을 철저히 분류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각 이론의 핵심 요인을 하나씩 열거해 주고 있다. 경영이론이란 기업이 처한 모든 상황에서 일반화할 수 없다.

그만큼 전통적인 과학성,즉 미래 예측성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모든 사회과학이 안고 있는 똑같은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이론이란 명색뿐인 학문의 한 주제일 뿐,지적 측면에서는 이미 사망했으며 방법론적으로도 너절하고 거의 유행에 휩쓸려 뿌리를 잃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제기된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단순히 경영학자들을 흠집내고 경영이론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한층 경영이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이론이 일반화되지 못하고 그때그때 누더기를 기운 것처럼 고르지 못한 것은 사회과학의 특성과 더불어 경영자들이 너무 즉각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불안한 경영자들은 모든 근심과 걱정을 말끔히 고쳐 줄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경영서적에 매달리곤 한다.

경영자는 주어진 상황에서 체계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최선의 방안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행동을 가져야 한다.

경영이론을 도출하게 하는 경영학은 아직도 젊은 학문분야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영이론에 대한 규범적인 원론과 방법론에 대한 정의가 정립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실용적인 경영학은 그 기반이 점점 강해질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에 있어서는 우수한 경영만이 우수한 기업을 만들고 기업의 우월성을 유지해 줄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다.

경영자들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잠재된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있는 기법을 끊임없이 배워나가고 지속적으로 나오는 새로운 경영이론을 배우며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들은 특히 동양기업들의 생리나 행태에 있어서 경영이론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즉 동양기업들은 창업자들이 초창기에 개인적인 연줄과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오늘의 비즈니스 왕국을 일구어 왔다.

그러나 국제화 과정에서 재벌과 대기업이 분해되고 와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붕괴를 사전에 막기 위해 후계자들은 더 정규적이고 원칙적인 경영기법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일선 경영자,정부의 관료 및 기업 컨설턴트,경영학자들에게 어떻게 한 학문이 그토록 사회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고 충격을 주는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이다.

박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