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주식 하루 회전율이 1백%라니

하루 8억5천만 주에까지 이른 최근의 주식거래량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최근의 증시 분위기를 잘보여준다고 본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말도 있거니와 최근의 거래량 증가가 주가상승으로 순조롭게 연결되어준다면 기업자금난 해소와 2차 금융구조조정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최근의 거래증가 현상이 투자자가 늘어나고 예탁금이 불어나는등 수요기반의 확대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갈수록 심화되는 초단기투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는 적지않은 문제라고 하겠다.

한빛은행 주식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이 은행 주식은 지난달부터 폭발적인 거래증가 추세를 계속해 엇그제엔 1억2천6백50만주가 거래되는등 하루 1억주 거래량을 넘어서는 날이 보통인 정도에 이르렀다. 한빛은행의 총 발행주식은 모두 13억여만 주에 달하지만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74.7%,뉴욕은행이 10.1%,외국인이 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은 약 7천2백여 만주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거래량이 1억2천-1억3천여만주라면 이는 유통가능 주식 전부가 매일 두번씩 주주를 바꾸고 있다는 말이 된다.

문제는 이같이 비정상적인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한달이면 전체 상장주식수에 해당하는 거래량을 기록하는 종목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한빛은행의 회전율이 유통주식수 기준으로 1,850%를 기록한 것을 비롯, 현대건설 광주은행 등도 2백%를 넘겼고 코스닥에서도 대영에이브이가 1천2백59%,새롬기술 5백%,한글과 컴퓨터가 3백80%를 기록하는등 기록적인 회전율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기형적인 거래증가는 하루 중에도 여러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소위 인터넷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데이 트레이딩을 모두 투기적 거래라고 매도할 수는 없겠지만 과도한 단기매매가 증권시장 분위기를 흐린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면 기승을 부리고있는 최근의 단타매매 풍조는 어느정도까지는 자제되는 것도 옳다고 보겠다.

코스닥증시의 주식회전율이 지난해 세계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통계도 있었지만 지나친 단기투자가 주식시장의 주가부침을 극대화하고 그 자체로 증시불안의 한 요인을 제공한다는 것은 두번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이버 증권거래 수수료를 현실화하는등 지나친 단타매매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