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증시와 주가조작 수사

사직당국의 주가조작 수사는 언제건 지극히 당연한 활동이요 의무다.

그것이 1백개가 넘는 광범위한 종목에 이른대서 문제될 것은 없다. 일부에서는 시장을 위축시킨다며 수사의 축소 또는 연기를 거론하고있는 모양이지만 하루이틀 뒤에 문을 닫아버릴 시장이 아니라면 주가에 주는 영향이 수사의 고려 사항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지난 연말에 그랬던 것처럼 증시 상황을 고려해 더러 수사를 포기 내지 연기해왔던 전례들이 작전세력을 더욱 번성케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는 더욱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연말까지 금감원이 고발한 주가조작 사례 만도 40여건에 이르고 올들어 새로 60여 상장주식이 관련된 내부자 거래 또는 주가조작 사례가 고발되었다니 여간 심각한 정도가 아니다. 금감원 자료에 의하더라도 지난 98년 2백40건이던 불공정 거래 건수가 지난해엔 2백87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5월까지의 적발 건수 만도 1백23건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우리증시를 두고 내부자 거래의 천국이라고도 한다지만 이런 상항에서 자본시장의 국제화와 경쟁력을 거론하는 것은 차라리 공론에 가깝다고도 하겠다.

지난해부터는 주가조작과 내부자 거래가 결합된 신종 불공정거래까지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작전을 기획해주는 전문 조직이 만들어지고 관련 공무원이나 펀드매니저에 주는 뇌물이나 상납까지 주식으로 주고받는 지경이라니 증권거래 질서는 이미 무질서의 한계까지 왔다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닌 모양이다.

상장 전 단계에서부터 주식을 공유하면서 작전이 시작된다는 것이고 보면 비상장주식 또는 벤처주식을 둘러싼 부조리적 연대는 이미 광범하게 진행되어 있다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사후적인 적발과 처벌의 수위를 높인다고 해서 불공정 거래가 근절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발을 피할 경우의 기대수익이 워낙 크기 때문에 처벌만으로 효과를 올리는데는 일정한 한계도 있다고 본다.

투명한 회계장부를 내놓을 수 있는 회사,주식 가치가 입증된 기업 만이 상장,거래될 수 있도록 기업공개와 상장 그리고 거래제도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재정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첨언할 것은 소액 주주들의 투자성향 역시 단기승부를 자제하고 기업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작전세력의 뒤를 쫓아 다니는 동안에는 언제나 작전세력에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투자자자들의 자세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