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독극물방류 은폐 파문 .. 자체 조사뒤 '쉬쉬'

주한미군사령부가 인체에 치명적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무단 방류한 사실을 녹색연합측의 문제 제기 이전에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나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주한미군은 14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포름알데히드 75.7l(20갤런)가 지난 2월9일 용산기지내 하수도를 통해 폐기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후속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지난 6월 포름알데히드 무단방류와 유해성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자체 조사를 벌여 무단방류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공보실장 대리인 슈미트 소령(여)은 "녹색연합이 문제를 제기하기전에 주한미군이 무단방류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령부 차원이든 34근무지원단 차원이든 상부에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미 모든 후속조치를 취했다"고 답변했다.

슈미트 소령은 "방류된 포름알데히드는 용산 영내 하수처리장에서 1,2차 폐수처리를 거쳐 난지도 하수처리장에서 종말처리돼 환경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이날 확인한 포름알데히드 방류량은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이 지난 13일 주장했던 방류량 2백28l(4백75ml짜리 4백80병)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데다 환경에 별다른 해가 없다고 주장,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주한미군의 독극물 방류 시인과 관련,책임자 처벌은 물론 주한미군 사령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녹색연합은 이날 정오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 퇴진 책임자 전원 처벌 미대사의 공식 사과 한미행정협정(SOFA) 즉각 개정 환경파괴 재발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회담에서 미군의 환경범죄행위를 알리고,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면서 반드시 미국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