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부끄러운 국회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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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우리 국회가 정쟁의 마당이 되고 온갖 비효율의 근원이 돼선 안된다는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
더이상 다수의 힘의 논리가 횡횡해선 안될 것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도 세기의 물결속에 흘려보내야 한다. 새로운 국회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야 말로 제헌절을 맞아 다시한번 다짐해야 할 일이다"
이만섭 국회의장이 17일 행한 제52주년 제헌절 연설 내용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서 맞은 제헌절에 대한 감회차원을 넘어 대립과 반목,반대를 위한 반대,힘을 앞세운 정면대결,비효율의 극치 등 세상의 급격한 변화속에 유일한 "자유지대"로 남아있는 우리 국회와 정치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이같은 모양이 부끄러웠든지 많은 정치인이 경축행사에 불참했다.
스스로도 꼴 사납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에 대한 열망속에 개원한지 한달 보름여 동안 보여준 16대 국회는 과거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상생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정치권의 대국민 약속은 벌써부터 싹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의 대장정이 시작된 느낌이다.
여야 할 것없이 일방통행만 고집하고 있다. 야당은 부정선거 쟁점화에,여당은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사활을 건듯하다.
이런 대치국면속에서 "3.15 부정선거""친북세력""반통일세력"등 살벌한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결국 대정부 질문은 여야의 감정싸움으로 정부측 답변도 듣지못한채 파행을 맞고 말았다.
오직 주도권 장악을 노리는 "그들만을 위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늦추어져 왔던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또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
세간의 비판에 귀막고 사는지는 오래다.
평생을 시민활동에 몸답고 있다가 올초 정치에 입문한 민주당 서영훈 대표는 이런 정치판을 "개판"이라고 표현했다.
정치의 한 중심에 서있는 서대표가 이 정도로 느낄 정도라면 국민이 느끼는 좌절감은 어떻겠는가.
이제 정치권은 더이상 국민을 위한다는 공허한 말을 되풀이 할게 아니다.
이 의장의 제헌절 연설처럼 진짜 국민을 위하는 게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때다. 적어도 우리나라 정치인이라면 말이다.
이재창 정치부 기자 leejc@hankyung.com
더이상 다수의 힘의 논리가 횡횡해선 안될 것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도 세기의 물결속에 흘려보내야 한다. 새로운 국회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야 말로 제헌절을 맞아 다시한번 다짐해야 할 일이다"
이만섭 국회의장이 17일 행한 제52주년 제헌절 연설 내용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서 맞은 제헌절에 대한 감회차원을 넘어 대립과 반목,반대를 위한 반대,힘을 앞세운 정면대결,비효율의 극치 등 세상의 급격한 변화속에 유일한 "자유지대"로 남아있는 우리 국회와 정치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이같은 모양이 부끄러웠든지 많은 정치인이 경축행사에 불참했다.
스스로도 꼴 사납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에 대한 열망속에 개원한지 한달 보름여 동안 보여준 16대 국회는 과거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상생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정치권의 대국민 약속은 벌써부터 싹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의 대장정이 시작된 느낌이다.
여야 할 것없이 일방통행만 고집하고 있다. 야당은 부정선거 쟁점화에,여당은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사활을 건듯하다.
이런 대치국면속에서 "3.15 부정선거""친북세력""반통일세력"등 살벌한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결국 대정부 질문은 여야의 감정싸움으로 정부측 답변도 듣지못한채 파행을 맞고 말았다.
오직 주도권 장악을 노리는 "그들만을 위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늦추어져 왔던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또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
세간의 비판에 귀막고 사는지는 오래다.
평생을 시민활동에 몸답고 있다가 올초 정치에 입문한 민주당 서영훈 대표는 이런 정치판을 "개판"이라고 표현했다.
정치의 한 중심에 서있는 서대표가 이 정도로 느낄 정도라면 국민이 느끼는 좌절감은 어떻겠는가.
이제 정치권은 더이상 국민을 위한다는 공허한 말을 되풀이 할게 아니다.
이 의장의 제헌절 연설처럼 진짜 국민을 위하는 게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때다. 적어도 우리나라 정치인이라면 말이다.
이재창 정치부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