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자가진단 약물 남용 '이제그만'..'소비자이용 절차'

의약분업이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고 의약품 관련 비리를 척결하는데 최선의 방책이라는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위성만으로 환자들이 적극 반겨할 일은 아니다. 의약분업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을 경우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 습관이 안돼 처방전을 받아 이 약국 저 약국을 헤맨다면 짜증나고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실례를 들어 환자들의 병의원 및 약국이용법을 알아본다. 감기에 걸렸을 때=환자는 자신의 임의적인 판단에 따라 종전처럼 약국에 갈수도 있고 병의원을 찾을 수도 있다.

약국에 가서 평소 환자가 찾던 종합감기약을 사서 구입할수 있으나 예전처럼 약사가 직접 처방하고 임의조제해준 감기약은 더 이상 받을수 없게 된다.

감기는 콧물감기 기침감기 몸살감기 등으로 나누는데 약국에서는 대략 증상에 맞는 일반의약품 감기약을 권할수 있다. 감기는 상기도에 바이러스가 감염돼 전신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따라서 의학적으로는 감기를 증상의 발현부위와 강도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환자의 주된 증상에 맞춰 이를 해소시켜주는 "맞춤형"종합감기약이 나와 병원에 갈 환자의 불편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광동제약은 최근 이같은 맞춤형 일반의약품 감기약을 내놓았다.

감기가 심하거나 독감에 걸려 병원을 찾으면 의사의 진단에 따라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조제받아 복용할수 있다.

의사가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해열진통제 등의 주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처방을 내리면 주사제를 약국서 구입한뒤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단 3세미만의 고열이 나거나 경련이 심한 응급 감기환자는 병원외래약국에서 바로 약을 받을수 있어 의약분업 예외대상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에 걸렸을때=나이드신 노인분이나 경제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또는 병원가기가 귀찮은 많은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걸렸을때 스스로 약국에서 약을 알아서 구입해 먹고 있다.

약국에서 쓰는 고혈압약은 자율신경계 교감신경제를 차단하는 베타차단제가 대부분이고 간혹 칼슘길항제 이뇨제를 쓴다.

그동안 약국에서는 값이 싸고 안전하며 초기 고혈압 치료에 가장 무난한 베타블로커를 써왔다.

그러나 환자의 체질에 따라,증상이 개선되어 가는 것을 관찰하면서 약의 종류를 바꿀 필요가 있다.

갈수록 부작용이 덜한 약들이 쏟아지는데도 예전의 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의약분업후에는 의사의 진단과 조언에 따라 증상과 체질에 맞는 고혈압약을 복용하는게 바람직하다.

당뇨병약도 마찬가지다.

한국화이자의 다이아비네스,한독약품의 다오닐 등이 대표적인 약국판매용 당뇨병약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효와 부작용이 개선된 신약들이 대거 시판되고 있으므로 이 역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르는게 좋을 것 같다.

주사제를 어떻게 맞나=개정 약사법은 원칙적으로 가급적 주사제를 원외처방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불편을 고려 병의원에서 "꼭 필요한" 주사제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구비해놓고 쓸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향후 구체적으로 마련될 시행규칙에 따라 필수적인 주사제의 범위가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 약사법은 차광주사제를 내년 3월부터 의약분업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차광주사제는 빛을 받으면 변질되거나 약효성분의 활성이 떨어져 약효가 떨어질수 있는 주사제를 유색병에 담은 것으로 주로 항암제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해열진통제 등이 해당된다.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주사제의 피해는 먹는 약에 비해 엄청나므로 주사제 남용 억제를 위해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주사제를 구입,다시 병원에서 주사제를 맞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