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물장단에 주가 '출렁' .. 본격반등에 변수

외국인이 시장을 웃기고,울리고 있다.

외국인은 26일 3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주가 반등세를 이끌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팔아치우며 주가 급락을 부추긴 ''주범''이었으나 ''모범생''으로 되돌았다.

하지만 이날 우여곡절이 많았다.

외국인이 현물주식시장에선 장중 꾸준히 순매수했지만 선물시장에선 대량 순매도->선물9월물 가격 하락->대량 프로그램매물->종합주가지수 하락->순매수 전환->종합주가지수 반등세를 만들어냈다. 선물시장의 외국인 움직임에 ''놀림''을 당하면서 주가가 힘겹게 반등한 하루였다.

외국인,반도체주 본격 재매수 나섰나=이날 외국인 순매수 금액중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6일만에 5백20억원(16만주)어치를 순매수했다. 주로 외국계인 CSFB증권과 엥도수에즈 WI카증권 창구를 통해 저가 매수세가 일었다.

개미군단도 순매수세에 가담했다.

다만 CSFB증권 창구로 순매도 물량도 적지 않게 흘러나와 외국인이 완전히 순매수로 돌아섰는지는 다소 불확실한 상태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주요 매도세력이었던 단기투자 외국인들이 어느 정도 매물을 털어냈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4.30%나 반등한 것은 반도체경기정점 논란이 수그러든데다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주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주가 24,25일 큰폭의 반등세를 보인데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삼성전자의 주가흐름은 심한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D램 공급부족이 2001년까지 지속되고 반도체가격이 7월의 비수기를 지나 8월부터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세와 삼성전자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지난 13일 38만8천원에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5일 31만9천원까지 17.7%나 폭락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외국인이 올들어 매입한 삼성전자 약1천5백만주 가운데 28만원대에서 4백90만주,30만원대에서 4백10만주를 순매수했기 때문에 재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이 형성된 것이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웃기고 울렸다=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장초반에 1천6백계약 이상을 순매도해 현물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로 반등세를 타던 종합주가지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14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이처럼 순매도하자 장중 선물9월물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물가격의 하락세는 기존 프로그램매수(선물매도 현물매수)잔고를 청산(선물매수 현물매도)하는 대량의 프로그램매물을 쏟아내게 했다.

싯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의 프로그램매물은 다시 종합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런데 장후반으로 접어들어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7백29계약의 순매수로 전환,신규 프로그램매수 여건을 만들어주며 종합주가지수를 재반등시키는 역할을 했다.

전망=결국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세와 이에따른 삼성전자의 꾸준한 반등세가 본격적인 주가반등을 위한 최대 관건이다.

여기에다 현대건설 문제등을 비롯한 자금시장 안정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일단 두가지가 이뤄지면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게 시장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