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 A to Z] 벤처생태계와 '에코넷'을 활용한 성장

정회훈

벤처기업은 핵심역량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혈혈단신 기업"이다. 그래서 다른 기업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창업때부터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업간의 네트워크는 협력과 보완이 필요한 벤처기업에게 중요한 성공요인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선발 벤처기업들이 후발 벤처기업들에게 지분을 투자해 지주회사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 지주회사가 여러 벤처기업을 키우는 전문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면서 이렇게 투자.성장시킨 벤처기업들이 서로 협력해서 시너지를 내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군집 또는 연방체를 형성하는 것을 일컬어 에코넷(EcoNet:Economic 또는 Ecological Network)이라고 한다.

에코넷은 독특한 핵심역량 기반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개별적인 활동을 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속에서 기술이나 사업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구조이다. 개별기업 측면이나 네트워크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윈-윈(win-win)의 구조를 가지며 경쟁과 협력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살려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많은 벤처기업이 이런 벤처네트워크 안에서의 성장을 원하고 있다.

한편 한국 벤처기업들 중에서도 최근 에코넷 모델을 표방하고 이런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미디어코리아 오이뮤직 저스트기획 머니오케이 등의 지주회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즈 프로소닉 메리디안 바이오메드랩 메디다스 등의 지주회사인 메디슨 케어베스트 비트플랙스 엔티죤 등의 지주회사인 비트컴퓨터, 이밖에도 한글과 컴퓨터,삼보컴퓨터,새롬기술,한국정보통신 등 지주회사가 1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코넷 모델은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를 잡았으며 대표적인 예로는 CMGI,아이디어랩 등이 있다.

CMGI는 @벤처스를 자회사로 두고 약 60여개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했다.

CMGI가 지원하고 있는 기업들 중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옥션와치닷컴 등 8개 업체는 이미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또한 아이디어랩에서 인큐베이션한 eToys는 9백배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올려주었다는 일례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에코넷 모델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에코넷 안에 있는 기존 기업의 성공이 이루어 낸 시장, 기술 등의 측면에서 인프라를 기업들이 서로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생벤처기업이나 창업을 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은 핵심역량만을 가지고 있을 뿐 마케팅 능력,경영 및 자금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독립기업으로서 시작하게 되면 기업의 핵심역량에 관계없이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한다.

하지만 에코넷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게 되면 자신의 핵심역량에 전략을 다할 수 있게 되어 벤처생태계 내에 압축성장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벤처기업 중 에이전트(agent)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이 회사는 에이전트 로봇의 개발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으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회사와 협력관계를 맺어 인터넷 사이트의 회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또한 그 사이트와 협력관계에 있는 음성인식기술 개발업체의 인식기술에 에이전트 로봇의 기능을 결합하여 창업초기의 회사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사례가 있다.

컨설팅을 하는 입장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은 잘 정리된 보고서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생태계적 환경을 이해시키고 그 환경 속에서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벤처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업모델을 벤처생태계 내에서 잘 이해하고 에코넷 환경을 활용하여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 현명한 경영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hchung@ecommunit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