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고아들의 "代母" 홀트 여사 별세..미국 오리건주서 96세로

한국전쟁 직후 설립돼 그동안 세계 각국 고아 수십만 명의 ''마음의 고향''역할을 해온 세계 최대 아동 입양기관 홀트의 공동 설립자 버서 홀트 여사가 31일 미국 오리건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향년 96세.

입양아들로부터 ''할머니''라는 다정한 이름으로 불린 홀트 여사는 지난 1955년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과 한국 여자와의 사이에 태어나 버려진 혼혈아들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본 뒤 남편 해리와 함께 전쟁고아 입양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에 만든 홀트 입양 프로그램은 ''홀트 국제아동복지회''로 발전했다.

세계 10개국에 설립된 홀트 산하 기관들은 지난 30년간 5만명의 아이들을 입양시켜 왔다.

홀트 여사는 1964년 남편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홀트를 이끌어 왔다.

홀트 여사는 최근 미 플로리다에서 ''키와니스 세계 봉사상''을 받았다.

한국 홀트아동복지재단은 버서 홀트 여사의 장례식을 오는 9일께 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재단측은 "남편이 묻힌 한국 땅에서 눈감고 싶다"는 홀트 여사의 유언에 따라 7일께 미국에서 시신을 운구,9일께 영결식을 가진 뒤 홀트일산복지재단내 남편 해리 홀트씨 묘소 곁에 안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내 빈소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관과 홀트일산복지타운내 기념관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