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경제의 힘 '퓨전'서 나온다..피로증세 없는 '슈퍼파워' 입체점검

세계가 바야흐로 퓨전(fusion.복합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글로벌.디지털화의 바람을 타고 모든 것들이 한데 뒤엉켜 섞인다.상품은 물론 서비스 기업시스템 행정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퓨전바람이 불고 있다.

순혈(純血)은 이제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족쇄일 뿐이다.

대표적인 ''복합국가'' 미국의 경제가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도 ''퓨전파워''로 설명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미국은 사회적 복합화의 바탕 위에서 국경과 업종을 뛰어넘는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

기업들의 인사 및 마케팅 등에 대한 관리 시스템에서도 퓨전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지연 학연 혈연 등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신입사원 정기공채제도 같은 것을 시행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수시채용과 스카우트 등을 통해 다양한 이력과 사회경력을 쌓은 사람들의 공존 및 그를 통한 시너지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정부정책도 퓨전에 초점을 맞춰 방향을 바꾸고 있다.

금융기관들을 철저하게 분업화의 틀에 묶어 놓았던 글래스.스티걸법을 해체해 겸업화로 물줄기를 돌렸다.이같은 퓨전 붐은 미국경제의 유연성을 한층 높여 ''고성장과 저물가의 장기적 공존''이라는 이른바 신경제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미국경제는 지난 2.4분기에 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4.4분기에는 8.3%의 성장률로 16년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이와 관련,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데이비드 로버트 전문위원은 "미국경제는 10년이라는 초장기 호황가도를 달려 왔음에도 피로증세를 보이기는 커녕 갈수록 기력이 되살아나는 ''신데렐라 경제''"라고 평가하고 "주변 상황에 순발력 있게 적응해 나갈 수 있게끔 구조조정을 서둔 정부 당국과 기업들의 노력이 그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