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업일기] 일식 철판구이 주점 노량진 '최선학씨'

"젓가락 하나요"

서울 노량진 학원가 뒤편의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일본식 철판구이 전문주점 "오꼬노미야끼"노량진점.손님의 테이블에서 젓가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주방장이 "젓가락 하나요"라고 외치자 서빙 종업원이 재빨리 새 젓가락을 갖다 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주점의 이색적인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손님이 가게에 들어서면 전 종업원이 오른손을 왼 팔뚝에 대고 90 로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물수건을 정중히 직접 손님 손에 건네준다. 손님의 메뉴 주문시에는 큰 목소리로 이를 복창하고 담배 3개피만 차면 재떨이는 무조건 새것으로 갈아 준다.

"먹는 장사는 음식 맛만 있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남다른 서비스가 곁들여 질때 손님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소 주인 최선학씨(31)는 자신의 가게 캐치프레이즈를 "안주 가격은 포장마차,서비스는 호텔급"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 가게의 안주값은 평균 5천~1만원선.

서양의 피자나 우리나라의 빈대떡을 연상케하는 일본식 철판구이 요리인 오꼬노미야끼의 경우 16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며 특히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김치까지 곁들여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최씨가 창업에 나선 것은 지난 5월.대학 전공을 살려 7년간 호텔 근무를 한 뒤 "내가 주인 되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특히 호텔 프론트 등의 근무 경험은 고객접대,불만 처리 등 점포의 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3개월간 최씨의 창업 성적표는 A학점 수준이다.

그리 좋지 않은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하루 1백여명 이상의 손님이 들며 매출액도 상승 곡선을 타 지난달에는 1천3백만원을 올렸다.

이중 점포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비 등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매출액의 50% 정도인 7백50만원이 최씨의 몫이다.

깔끔하고도 고소한 맛을 내는 오꼬노미야끼의 음식 맛,저렴한 가격대,호텔급의 서비스 등 3박자가 어우러진 성과라는게 최씨의 분석이다.

이때문인지 한번이라도 가게를 들른 손님은 1백% 단골고객이 된다.

수준 높은 서비스덕에 여성 고객이 많아 단골손님중 60%가 여성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름 비수기를 지나 가을부터는 매출이 더욱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최씨는 현재 16평 남짓한 점포를 40평 정도 규모로 키우는게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오꼬노미야끼 체인 본사인 푸르미유통에 따르면 점포를 내는데 드는 비용은 권리금 보증금 등 임대료 부분을 빼고 10평 기준으로 2천6백만원 정도.

여기에는 집기 시설및 인테리어 초도상품 간판부착 등에 드는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메뉴는 오코노미야끼와 마구로 계란말이 철판스테이크 등 일품요리와 세트메뉴를 포함,20여종이 개발돼 있으며 업주의 능력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도 가능하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본사에서 2주간 교육을 받게 되며 이중 1주는 서비스 교육에 할애된다.

푸르미유통 변연실 실장은 "조리 경험이 없는 사람도 1주일 정도의 교육만 받으면 주방일을 도울 수 있다"며 "현재 50여개인 체인점을 5년내에 3백5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02)2269-1501/3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