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귀로 童心 듣지요!..KBS '딩동댕...' 진행자 '김종석씨'

자의든 타의든 한눈 팔지않고 외길만을 고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태에서는 더욱 드물다.17년째 어린이 프로그램만을 고집해온 김종석(36)씨는 그런 면에서 ''방송 장인''이라 불릴 만하다.

현재 출연 중인 EBS ''딩동댕 유치원''의 진행만도 9년째다.

"이젠 아이들 얼굴만 봐도 집안환경이나 성격에 대해 대충 감이 옵니다.공개방송 때는 아이들 얼굴을 유심히 봐뒀다가 성격이 밝고 말 잘하게 생긴 아이를 골라 마이크를 내밀죠"그는 지난 82년 MBC ''뽀뽀뽀''에서 찰리 채플린 판토마임으로 동심의 세계에 뛰어든 후 줄곧 어린이 프로그램만을 고집해왔다.

국내 유일의 어린이 프로그램 전문 MC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따라붙을 만한 세월이다.

"처음에는 성인프로그램도 함께 했었는데 집중력이 분산돼 둘 다 시원치 않더라고요.그래서 전문성을 살려봐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 프로그램에 전념하게 됐어요"아이들에게 ''뚝딱이 아빠''로 더 유명한 김씨.

뚝딱이가 진짜 아들이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그는 자신이 직접 낳았다고 대답해준다.

마치 산타클로스가 진짜라고 얘기해주는 부모처럼 아이들의 상상력을 배려한 ''아이 박사''의 마음 씀씀이다.처음 ''딩동댕…''을 맡았을 때는 불편함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항상 귀에 붙이고 다니는 도깨비귀가 문제였다.

"이제 떼내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제 신체의 일부가 됐지만 처음에는 갑갑한 데다 주변에서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아 무척 힘들었어요"

지난 1일 첫 지방 순회공연으로 부산을 찾은 그는 신세대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실감했다.

아이들은 ''뚝딱이 아빠다''라고 외치며 환호하고 엄마들은 사인종이를 내민다.

"어휴 부산 엄마들 정말 대단해요.지금까지 경기 지역에서 가진 공개방송 때와는 피부로 느끼는 열기가 달랐어요"

이날도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공개방송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7시부터 1백여명의 어린이와 엄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어린이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딩동댕…''은 지난해초부터 아이들을 위한 공개방송을 시작했다.

처음 3백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시작했던 방송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으로 이제는 2천석 이상의 대형 공연장도 비좁을 정도다.김씨는 2년여 동안 한회도 빠짐없이 공개방송을 통해 아이들을 찾아가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