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메이커] 앙골라 프로젝트 44억弗 수주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물산이 44억달러의 앙골라 국가개발사업 프로젝트를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데는 치밀한 수주전략과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59)이 직접 공을 들인게 주효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 부회장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낭골 임직원들을 서울로 초청,거의 전 제조업에 걸쳐 펼쳐진 삼성의 역량을 직접 브리핑했다.

2주동안의 현지 출장기간중 앙골라의 산토스 대통령을 만났으며 지난 6월에는 제임스 올펜손 IBRD총재 등과도 만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글로벌 마케팅의 1인자다. 김우중 전대우 회장 처럼 그룹 차원의 역량을 활용하지 않지만 치밀한 분석을 통한 수익 사업을 선별하는데는 최고라는 평을 듣고있다.

삼성물산이 10년이상 국내 매출 1위를 지켜왔던 상사부문의 외형을 과감히 포기하고 화학 정보통신 금속자원 유망 벤처사업을 육성하는 것도 내실 위주의 경영을 위한 포석이다.

1996년말 그룹 비서실장에서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컨트리 마케팅"(Country Marketing)이라는 독특한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경제개발 계획수립에서 세부시행까지 전과정을 일괄수주 방식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부흥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가나 등에서 수완을 발휘해오다가 이번에 앙골라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현부회장은 IMF사태를 전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중 컨트리 마케팅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과거 종합상사 체질로는 글로벌 경쟁을 이겨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수많은 해외 적자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주재국에 정변이 발생하더라도 적자는 용납못한다"는 그의 경영방침은 "회사에 기여한 만큼 철저히 대우해주겠다"는 보상책과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부회장은 그러나 무턱대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지는 않는다.

타당성 검토는 기본이고 리스크를 컨트롤할 수 있는 자심감이 서야 일을 추진한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에게 위험관리경영을 강조하며 관련연수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