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前회장 등 주식매각' 충돌 .. '현대 자구안 왜 거부 당했나'

정부.채권단과 현대간의 핵심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중에서도 양측의 시각차가 가장 큰 부분은 문제 경영인 퇴진문제와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 전량매각 두 가지로 압축된다.자동차 중공업 등의 조기 계열분리에 대해선 이견이 거의 해소됐지만 6일 금감원이 세가지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안된다고 압박수위를 높이면서 문제가 막판에 꼬이는 양상이다.

현대는 ''모두 수용''은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주영.정몽헌 회장의 보유주식 매각은 이들이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데다 사재출연과 다를 것이 없다며 무리한 요구라고 반박하고 있다.현대는 그러나 돈줄을 쥔 채권단의 요구를 완전 묵살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양측의 협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몽헌 회장이 7일 귀국해 8일 현대 대북경협단을 이끌고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어서 오는 9일께 현대측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현대 관계자는 밝혔다.

여러 정황에 비추어 현대문제는 7일로 예상되는 경제팀교체를 포함한 개각과 8일 정부.채권단과 현대와의 최종 협의 등을 거치면서 수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계열분리=현대는 자동차의 경우 정 전 명예회장의 지분 9.1%중 6.1%를 의결권포기 각서와 함께 채권단에 맡기는 방식으로 계열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의 지분매각 요구가 강해 순차적인 매각일정 등을 담은 각서를 제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업 계열분리는 채권단에서 연내 분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중공업의 타 계열사 지급보증해소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분정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현대가 당초 예정보다 2년 앞당긴 오는 2001년까지 분리하겠다는 계획에 의견 접근이 돼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유동성 확충=현대는 채권단에서 유동성을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유가증권 매각일정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데 대해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중공업(6.93%.5백26만8천주)과 현대상선 주식(2백46만주)을 담보로 3천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공업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강관(5백55만주)을 비롯한 상장주식은 9월이전, 현대석유화학(1천2백35만주) 등 비상장주식은 4.4분기중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할 방침이다.

◆지배구조개선=가장 의견차가 큰 쟁점이다.

현대 한 관계자는 "정부.채권단에서 정몽헌 회장 등의 계열사 소유지분 매각을 새로 요구함에 따라 협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현대가 자구안발표를 늦춘 데는 발표한 뒤 채권단 등에서 새로운 요구를 또 해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3부자 퇴진에 대해서는 정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문제될 것이 없으며 정몽구 자동차회장은 자동차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자동차에서는 우리와는 관련없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