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개각] 제한적 각료임명 제청권 행사 .. 이한동 총리 역할

이번 개각에서 이한동 총리가 각료임명 제청권을 어느정도 행사했는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일정부분 자민련몫을 요구해온 과거 개각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개각불참"을 선언하는 돌발상황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행보여하에 따라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사이를 오가는 "불안한 줄타기"가 막을 내릴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취임이후 맞는 첫개각이어서 이 총리의 현정권에서의 위상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우선 지난 1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 과정에서 개각 구상을 설명받고 나름의 개각원칙을 김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주례보고후 이 총리가 "대통령께서 개각 구상을 많이 하셨더라"고 했다"면서 "이 총리는 당시 김 대통령에게 개각의 큰 방향에 대해 진언을 한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또 개각 전날인 6일 오후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 대통령의 인선 구상이 이 총리에게 통보됐고 이 총리는 이날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청구동 자택을 찾아 상의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한갑수 한국가스공사사장과 신국환 전공진청장의 농림,산자부장관 추천도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어 이 총리는 7일 오전 총리실 간부회의 주재후 청와대로 김 대통령을 예방,각료임명 제청권 행사라는 최종 "형식"을 갖췄다.

이번 개각에서 이 총리는 제한적이나마 각료임명제청권을 부여받아 DJP공조의 틀은 유지한 셈이 됐다. 그러나 이 총리가 자민련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각료들에 대한 "실질적"임명제청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