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오페라 진수 살린다..'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

국내 최대 오페라축제인 ''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이 오는 9월16일부터 10월22일까지 펼쳐진다.

4회째인 올해 무대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베르디 ''아이다'' 푸치니 ''토스카'' 윤이상의 ''심청''으로 꾸며진다.

''아리아의 밤''이란 갈라콘서트도 하루 마련된다.

자주 공연되는 레퍼토리지만 최근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피가로의 결혼''이 먼저 눈에 띈다.

''심청''을 독일 오페라 전통 위에 서있는 작품이라고 보면 이번 페스티벌은 독일과 이탈리아 오페라로 균형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심청''의 재공연은 의미심장하다.

예술의전당은 10월20일께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맞춰 한국적 소재의 오페라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한다는 뜻에서 재공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명분이야 어떻든 지난해 봄 국내 초연된 ''심청''을 1년 만에 재공연함으로써 윤이상의 오페라가 국내 음악계의 자산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이 작품의 제작을 맡은 예술의전당 문호근 예술감독은 "원체 어려운 작품이어서 지난해에는 초연했다는 데 만족했다"며 "이번에는 드라마적 해석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뺑덕어멈과 심봉사의 선과 악 양면성을 균형있게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초연 때와 달리 독일어 원본으로 공연하는 것도 윤이상 음악의 맛을 살리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페스티벌의 국제적 성격을 가미하려고 노력한 흔적도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먼저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지의 연출가 지휘자 기술스태프를 많이 초청해 작품의 질을 높이려 하고 있다.

토스카를 지휘하는 엘리자베타 마스키오(이탈리아),심청을 지휘할 윤이상의 절친한 음악동료 프랜시스 트래비스(미국),아이다의 연출을 맡은 잠파올로 젠나로(이탈리아),''피가로의 결혼'' 무대·의상디자이너인 히긴스(미국)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독일 도이치오퍼에서 30년 동안 기술감독을 담당해온 루돌프 퀵크를 특별초청해 오페라극장의 무대조건과 기계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음악코치 폴 위니 그리피스는 지난달 보름 동안 페스티벌 참가 가수들의 음악과 연기지도를 맡았다.

가수로는 중국출신의 테너 워렌목(카바라도시) 슈키(안젤로티),이탈리아의 라우라 니쿨레스쿠(토스카) 등이 토스카의 주역으로 나선다.

한국 출신 가수로는 현재 독일 베를린국립오페라에서 활약 중인 테너 연광철(피가로) 바리톤 고성현(토스카의 스카르피아) 테너 이현(토스카의 카바라도시) 테너 김남두 김영환(아이다의 라다메스) 소프라노 김향란(아이다)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지난해 ''심청''과 베를리오즈 ''파우스트'' 등으로 새로운 레퍼토리의 무대화에 힘썼던 오페라 페스티벌이 올해 무대에서는 그런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1년을 기다려온 오페라팬들에게는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선정이라 할 수 있다.

(02)580-1300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