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골퍼 이야기] 맨땅에서 샷 연습 '실력부쩍'

민영호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민영호씨는 국내 아마추어 골프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국가대표 코치와 감독을 지냈다.

지난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는 현재 국내 최강자인 최광수 등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냈고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때는 안주환 김창민 등과 함께 은메달을 획득했다.

민씨는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을 지낸 홍덕산씨와 한동네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프로의 길은 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골프를 잘하기 위한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골프는 자세와 리듬이다.몸의 리듬과 느낌,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는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의 경우 어드레스부터 피니시 동작까지 일관되게 취하면 애버리지 골퍼(그로스 90타대)가 금방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 다음단계로 가기 위해 취해야할 방법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실내 연습장도 열심히 가야 하지만 집에서도 연습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특히 어프로치샷과 퍼팅연습은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이도 저도 안되면 사무실에서라도 오른발을 엄지발가락으로 지탱하면서 왼쪽무릎에 붙이고 왼쪽배를 세우는 가상의 히팅 연습을 부단히 해줘야 합니다" 민씨는 이에 덧붙여 가능하다면 잔디가 아닌 맨땅에서 연습을 할 수 있다면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맨땅은 잔디와 달리 미스샷이 나면 아주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게 그의 설명.

따라서 맨땅에서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의 실수를 금방 느끼게 되고 실력이 부쩍 향상된다고.

민씨는 골프에 빠지지 않는 한 싱글핸디캐퍼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신문의 골프면과 골프 TV중계를 유심히 보면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을 정도로 골프에 심취해야 한다는 것.

민씨는 특히 레귤러티에서 쳐 싱글핸디캐퍼가 된 경우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는다.

백티에서 쳤을 때만 진정한 ''싱글''이라는 게 그의 주장.

국내 여건상 백티에서 칠 수 없지만 그래도 골프장에 가면 가능한한 백티에서 쳐보라고 권한다.

민씨는 앞으로 유망한 아마추어들이 많이 성장해 남자 프로골퍼가 세계를 정복하는 모습을 보는 게 꿈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상황이 여의치 못해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골프를 제대로 배워야 할 주니어선수들이 전혀 검증이나 공인받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골프는 기술 못지 않게 인성과 매너를 잘 배워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지나치게 성적만 잘내는 골프선수를 만들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