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피난처' 중소형주 약진..개인 프로그램매물 적은 개별종목 '사자'

''개별종목장세가 오는가''

개별종목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11일이 대표적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07포인트(0.97%)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른 종목수는 5백69개로 내린 종목수(2백72개)의 2배를 웃돌았다.화려한 개별종목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물가격 움직임과 이에 따른 프로그램 물량이 지수를 좌우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개인들이 프로그램물량의 영향을 덜받는 개별종목을 찾으면서 실적이 우량한 중소형주가 무더기로 오름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이런 현상은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증시의 수급여건,투신사의 매수여력 등은 단기간에 호전될 기미가 없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사태가 타결된다고 해도 당장 뚜렷한 주도주가 나타나기는 힘들다.반면 오는 17일엔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다.

실적과 재료가 수반된 중소형주가 당분간 강세를 띨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개별 종목장세의 연출=지난주말부터 개별종목장세의 경향이 엿보였다.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이를 우려한 개인들은 대거 지수관련성이 별로 없는 개별종목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창생 찾아주기 사이트인 아이러브스쿨의 M&A(기업인수합병)를 재료로 금양이 연6일째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개별종목장세는 11일 만개했다.

옵션만기일이었던 지난 10일 8천억원가량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청산되지 못한채 이월되면서 프로그램물량은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이를 두려워한 개인들이 실적호전 중소형주로 관심을 돌리자 지수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종목수가 훨씬 많은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에너지 약화 조짐인가=관리종목이나 우선주가 기승을 부리면 시장의 질이 악화됐다고 분석된다.

지수가 17.80포인트나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한가종목이 1백2개에 달했던 지난 7월14일이 그랬다.

이후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700대로 주저앉았다.

이와는 달리 이날의 개별종목장세는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론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중 상당수가 관리종목및 우선주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상반기 실적호전이란 재료를 바탕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르다.

조상호 한빛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이번에 상승한 개별종목은 모두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며 "지수가 횡보하는 가운데 실적호전 개별종목이 약진하는 현상이 다음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역시 상반기 실적이 뛰어난 중소형주 위주로 매매전략을 펴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물론 다음주 현대사태가 해결되면 시장분위기는 급속히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대관련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데다 투신사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대형주의 상승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김기호 제일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역시 수급이 개선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조짐이 없다"며 "상승계기를 찾을 때까지는 실적호전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는게 낫다"고 권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