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일자) 급격히 늘어나는 외화밀반출

외화밀반출 적발규모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밀반출된 외화는 자금세탁이나 탈세혐의가 짙은 것은 물론이고 밀수 마약거래 등 갖가지 불법행위에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정대로 내년부터 2단계 외환자유화가 시행되면 외환거래가 부쩍 늘어날 것이므로 외화밀반출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감시망구축이 더욱 시급하다고 본다.

해마다 크게 증가해온 외화밀반출 적발규모는 올해 7월까지만 벌써 1백25건에 1조2천8백75억4천8백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3%나 늘었다.

일반적으로 외화밀반출은 적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밀반출된 외화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출입관련 외환조사를 시작한 지난 1998년부터 수출입 가격조작,위장수출입,실적 부풀리기,수출채권 누락 등 무역거래를 가장한 외화밀반출 적발이 크게 늘어 전체의 80%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 휴대반출입이나 국내에서 원화를 받고 외국에서 외화로 바꿔주는 환치기가 주종을 이뤘던 것과 뚜렷이 대조되는 현상으로서 그동안 우리의 외화유출단속망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이점에서 뒤늦게나마 관세청이 올해 1월부터 외화밀반출 조사정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외환조사 전문요원을 양성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단속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2단계 외환자유화에 대비해 불법외화의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중인 금융거래 정보시스템(FIU)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볼만 하다.

특히 위장회사 설립이 쉽고 자금출처를 묻지 않는 조세피난지역에 8천4백여개의 국내기업이 1천1백여개의 현지법인 또는 자회사를 설립.운영하고 있다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현지조사를 포함한 철저한 정보수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