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씨티은행 제재 번복'...봐주나..외국은행 행정처분 한건도 없어

''외국은행 앞에서는 금융감독의 칼날도 무뎌진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부결정했다가 두차례나 이를 번복,그 배경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감위가 외국은행에 대해서는 국내은행과 달리 지나치게 신중해 제재를 연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감위는 그동안 외국은행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

금감위는 지난 10일 서울종합금융캐피탈과 씨티은행 서울지점,한솔창업투자 등 3개 금융기관을 외국환관리법과 외국환관리규정 위반혐의로 행정처분을 가하기 위해 의결사안으로 올렸다.

그러나 이날 금감위는 서울종합금융캐피탈과 씨티은행건을 의결사안에서 빼고 한솔창업투자에만 ''외화증권 취득정지'' 처분을 내렸다.

서울종합금융캐피탈은 최근 일본으로부터 약 7천만엔의 단기외화자금을 차입하면서 이를 재경부에 신고하지 않아 1년동안 외화차입이 금지될 예정이었다.

이 자금을 중개한 씨티은행 서울지점도 자금내역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3개월간 외화차입 신고접수 정지 처분을 받게 돼 있었다.

금감위는 이같은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하기까지 했다.

지난달 21일에도 금감위는 씨티은행을 의결사안에서 올렸다가 막판에 뺀 일이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결재라인을 거치고 금융감독위의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을 거쳐 감독위원회에 상정되는 과정에서 자료보강을 지시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 업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안이 복잡하지 않은데다 금감위가 2번에 걸쳐 안건을 되돌려 보낸 이유로 보기엔 걸맞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